민주당, 이재명 교(敎) 비(非)신도들 생각도 좀 해주라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4.06.22 04:04
수정 2024.06.22 09:01

‘당의 아버지’라니...어버이 수령 받드는 북한인가?

개딸 뜻 따라 최고위원-의원들도 광신도 투신

인물 싹 다 말라 매일 명비어천가만 울려 퍼진다

‘대통령 돼도 재판’ 75% 여론, 리스크 곧 현실 될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새로 지명된 강민구 최고위원의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님이시다.” 발언후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박찬대가 행사장에서 이재명 옆에 바짝 붙어 있다가 그의 코딱지를 파 줬다는, 전대미문의 ‘사진 설명 논평’을 접했을 때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민주당이 아무리 타락했기로서니 그런 지저분한 아부 행동까지 했겠느냐는 냉소였다. 박찬대는 코 주변에 묻은 티를 떼어내 준 것이었다고 보는 게 그 사진에 대한 더 적절한 상황 추측이다.


그런데, 진짜 이재명의 코딱지를 파주는 사건이 터졌다. 박찬대가 앉아 있던 민주당 최고위원 자리를 당 대표 이재명의 지명으로 차지한 강민구가 그를 당의 아버지라고 불러 버린 것이다. 1년 만에 이 당이 완전히 아부의 도가니로 변한 충격적인 웃음거리다.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님이시다. 이 대표님께선 집안의 큰 어른으로서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 주셨다.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이 대표는 민주당의 동진 전략은 계속돼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셨다. 그 첫발을 이 대표께서 놔주신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원외 지명직 최고위원의 발탁에 감읍한 발언을 장황하게 소개한 것은 그의 말이 너무 어처구니없으면서도 ‘력사적(歷史的)’어서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어서다. 북한 어버이 수령에게 바치는 듯한 헌사를 한국의 민주당, 민주화 투사들이 모여 있다는 당 간부가 했다.


충격적이다 못해 소름이 끼친다. 김대중의 민주당이 어느새 이렇게까지 망가졌나?


강민구의 저 인용 발언들을 뜯어보면, 우선 이 사람은 우리말을 앞뒤가 맞게 지을 능력과 수준이 안되는 것 같다.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찬사 늘어놓기다.


당의 아버지와 동진 전략이 무슨 관계가 있으며 민주당과 이재명의 동진 전략이란 게 뭔가? 그가 광역의원을 지낸 대구와 경북은 광주와 전라도가 아니다.


민주당이 국회의원도 배출했고 득표율 또한 보수당이 호남에서 얻는 정도와는 비교가 안 된다. 그래서 국민의힘이 서진 전략이란 말은 써도 민주당이 동진 전략이란 말을 쓰는 걸 진지하게 들어 본 적이 없다.


게다가 자기네 당의 자기네 출신 지역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다고 해서 아버지라 부르는 건 무슨 과잉 충성이라는 말인가? 과공비례(過恭非禮)란 말을 아는지 모르겠다.


그 회의 자리에 당 대표 이재명도 앉아 있었다. 자기가 시켜 준 대구-경북 출신 최고위원이 성은이 망극해서 이 지역 최고위원 지명과 동진 전략을 연결 지어 ‘아버지’ 호칭으로 감사를 표했으니 그 말을 듣는 그의 얼굴이 불타는 듯 화끈거렸을 것이다.


민주당은 이재명의,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당으로 전열을 빠르게 정비하고 있다. 굉장히 위험하고 위태로운 광신이요 도박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타락과 쇠락이 이 당에서 비롯되고 있다.


개딸들 뜻에 따라 원내대표, 최고위원들부터 171명 의원까지 일렬종대로 이재명 아버지 또는 ‘수령님’을 향해 ‘앞으로 나란히’ 하는 중이다. 너도나도 충성의 바다에 투신하고 있다.


타락은 했지만, 민주당은 원래 그런 당이었다. 김대중을 신처럼 모시다 이제 와선 이재명을 황제처럼 받드는 ‘꼬라지’(유인태)로 변했을 뿐이다. 그러나 김대중 숭배와 이재명 숭배는 그 대상이 갖는 격도 다르거니와 추종의 질이 몇 길 차이는 난다.


옳은 소리 하는, 쓸 만한 인재들이 싹 다 말라 명비어천가만 요란하다. 조희대 사법부가 김명수 때와 달리 정상 속도로 재판을 진행하기만 한다면, 이재명은 7개 사건 11개 혐의 중 올여름, 최소한 연내에 몇 개 재판에서 유죄 선고가 나게 돼 있다.


그러면 상황은 급변한다. 말로만 그의 이름 옆에 붙어 다니던 시법 리스크가 현실이 되는 것이다. 2심-대법 심판이 남아 있다고 해도 일단 실형이 떨어지면 그의 힘은 바람 빠진 풍선과 같아진다. ‘대통령이 된 뒤에도 재판은 계속돼야 한다’라는 여론이 전 국민 75%, 민주당과 조국당 지지자들도 절반 이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에게 조사해 17일 발표한 조사 결과, 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고민정이 이런 여론에 편승, 얼마 안 되는 인재 중 한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 옳은 이야기를 했다. 당 대표 연임과 대선 전 불(不) 사퇴를 위한 당헌-당규 걸림돌 제거 작업을 마친 이재명에게 ‘당신은 안 돼’라는 가위표 푯말을 든 것이다.


“당 대표가 누가 되든 민주당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근데 이재명이라는 대선 후보의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 많은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이다.”

종종 푼수 발언을 하고 과거에 모셨던 주군 아내의 혈세 낭비 단독 관광 외교를 방어하느라 진땀 흘리는 애처로운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그녀가 이재명의 앞날을 보는 매서운 눈은 가졌다.


다른 최고위원과 의원들이 문제다. 이들은 사이비 종교 교주나 다름없는 이재명의 늪에 빠져 아첨 경쟁을 하고 있다. 하는 건 좋은데, 이재명 교(敎) 비(非)신도들 생각도 좀 해주면서 정도껏 하라.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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