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중국·러시아에 '경고'…한미일 안보회의 개최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4.04.26 03:30
수정 2024.04.26 15:47

차관보급 연례회의 화상으로 개최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의 안보환경 평가"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 강조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자료사진) ⓒ뉴시스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이 '현상 유지'라는 안보 목표의 교집합을 재확인하며 공조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특히 3국은 북한·중국·러시아를 겨냥한 메시지를 각각 발신하며 역내 평화·안정 유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25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일 국방당국은 전날 화상으로 차관보급 연례회의인 안보회의(DTT·Defense Trilateral Talks)를 개최했다.


2008년 처음 개최된 DTT는 코로나19 등의 여파에 따라 2020년 회의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가 지난해 3년 만에 재개됐다.


이번 회의에는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일라이 래트너 미합중국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 카노 코지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각국 수석대표로 참여했다.


25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일 국방당국은 24일(현지시각) 화상으로 차관보급 연례회의인 안보회의(DTT·Defense Trilateral Talks)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가운데), 일라이 래트너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왼쪽 사진앞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카노 코지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오른쪽 사진 가운데)이 각국 수석대표로 참여했다. ⓒ국방부

국방부는 "3국 대표들이 최근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의 안보환경에 대한 평가를 교환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3국 국방당국은 "힘 또는 강압에 의한 현상 변경 및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그 어떠한 일방적 시도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맥락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하며 북중러의 '현상 변경' 시도를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北 겨냥 "불안정 행위 중단하라
핵실험 시 국제사회 단호한 대응"
외교적 관여 의지 재확인하기도


우선 북한과 관련해 3국 대표들은 △북한의 핵 투발 수단 다양화 △다수의 탄도미사일 시험 및 발사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 △러북 간 불법 환적 및 무기 수송 등이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특히 불안정을 야기하는 모든 행위에 대한 즉각적 중단을 촉구하며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안정을 저해시켜 현상 변경 여지를 높일 수 있는 북한 도발에 대해 불관용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다만 "북한과의 평화롭고 외교적인 해결을 위한 대화의 길은 여전히 열려있다"며 외교적 관여 의지도 피력했다.


中 겨냥 "대만 평화·안정 중요"
항해 및 상공비행 자유도 강조
러 겨냥 "우크라 침공 불법·부당"


3국 대표들은 중국과 관련해선 "대만에 대한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면서도 "국제사회 안정·번영의 필수요소로서 대만해협 일대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만에 대한 기본 입장이란 "대만도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에둘러 언급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다만 3국 대표들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 입장을 밝히며 대만해협 평화·안정의 중요성을 언급한 만큼, 중국의 대만 무력침공은 용인할 수 없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한미일 대표들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반영된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며, 항해와 상공비행의 자유에 관한 국제법을 완전히 존중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 등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 온 중국을 염두에 둔 문구로 평가된다.


한미일은 러시아를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도 아끼지 않았다.


국방부는 "3국 대표들이 러시아 행위(우크라이나 침공)가 영토 보전과 주권 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는 점을 인식했다"며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부당하고 잔혹한 침략전쟁에 대항해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3국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후반기 3국 안보회의, 韓서 개최
美, 韓日 방위 공약 재확인하기도


아울러 3국 대표들은 한미일 안보협력 추진 동력 유지가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국방부는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3국이)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했다"며 "제15차 한미일 안보회의(DTT)를 한국에서 올해 후반기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철통같은 방위 공약을 재확인했다.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미국 역량을 동원해 동맹국을 지키겠다는 설명이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