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계양을 곳곳에 '수상한 현수막'…선관위·구청은 수수방관

데일리안 인천 =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4.04.08 16:51 수정 2024.04.08 16:58

'명룡대전' 계양을에 '양평고속도로 특혜 진실 무엇'

'디올백 뇌물 받은 김건희 구속' 등 현수막 다수 게첩

내건 사람 명의조차 없거나 '친명' 시민단체 명의

元측, 선거 영향 끼치려는 의도로 보고 선관위 항의

인천 계양을 지역 곳곳에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를 매도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건 사람의 명의조차 없거나 '친이재명'을 표방한 시민단체 명의로 내걸려 있다. ⓒ원희룡 캠프 제공

인천 계양구 곳곳에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를 매도·폄훼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정치적 내용의 현수막이 대거 내걸려 항의가 이어졌지만, 계양구선거관리위원회와 계양구청은 "불법이 아니다"라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 측에 따르면, 인천 계양을 지역 다수에 '디올백 뇌물 받은 김건희 구속' '양평고속도로 특혜의 진실은 무엇인가?'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현수막은 아예 현수막 게재 주체조차 포함돼 있지 않으며, 양평고속도로 의혹과 관련한 현수막은 '인천민주시민행진'이라는 단체명이 적혀 있다.


'인천민주시민행진'은 지난해 6월 발대식을 개최한 단체로, 홈페이지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키고 민주당의 필승을 위해서 실체감 있는 민주당원 활동가 전국 네트워크 구축을 시작했다"고 설립 목적을 소개했다.


이들은 "이재명의 정치철학과 방향을 지지하는 민주당 당원들의 실체감 있는 결집되고 조직된 연대의 힘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무도한 윤석열정권 타도와 민주당의 변화 혁신 필승을 위해서 뜻을 함께 하실 동지분들의 결사체 누군가는 시작해야 할 일이었다. 함께 해달라"고 밝히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시민단체가 현 정부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이었던 원 후보가 출마하는 지역에 양평고속도로 관련 현수막을 걸었다는 점에서,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는 현수막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원 후보 측의 주장이다. 원 후보는 국토부장관 시절 양평고속도로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논란이 일자 '가짜뉴스'라고 반박하면서 사업을 전면 백지화 한 바 있다.


아무런 명의 없이 돌연 곳곳에 내걸린 김 여사 관련 현수막도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후보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원 후보 측은 전날 오후 12시께 계양구 선관위에 '불법 현수막'으로 공식 항의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계양구선관위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원 후보 측이 지목한 이런 현수막은 불법이 아니라는 게 계양구선관위의 유권해석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수막에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를 지칭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법 제58조 2항을 위배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계양구 선관위 관계자는 원 후보 측과의 통화에서 "위반된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계양구의원들이 계양구청 측에 확인했을 때도 구청 측은 '집회 신고'가 돼 있어서 현수막을 철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최근엔 원 후보 지지자가 '비슷한 현수막을 달아도 괜찮겠느냐'고 계양구선관위에 문의했으나, 계양구선관위는 "검토해 봐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원 후보 측은 선관위의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다. 원 후보 측은 "이재명 대표가 '각종 선거법 위반 불법행위들이 횡행한다'고 짚었는데 저희도 같은 생각"이라며 "계양구선관위는 공정한 잣대로 선거를 혼탁하게 하는 불법,편법행위를 단속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선거 막바지에 이르니 검증이 불가능한 상황을 활용해 각종 흑색 선전이 난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활용한 대량의 허위사실 유포, 음해 이런 것에 대해선 즉각적인 신고 체제를 갖추고 엄정하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자세로 대응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