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장류 시장”…샘표, 비장류 사업 확대에 ‘속도’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4.03.18 07:22
수정 2024.03.18 07:22

장류 중심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

폰타나‧티아시아 등 제품 카테고리 확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전통장류가 진열돼있다.ⓒ뉴시스

업계 1위인 샘표식품이 장류(간장·고추장·된장 등) 중심 기업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비장류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요리에센스 ‘연두’를 필두로 프리미엄 서양식 브랜드 ‘폰타나’, 아시안 소스 ‘티아시아’ 등 다양한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샘표식품은 1인용 카레 파우치 제품을 출시하는 등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0년 ‘폰타나’ 브랜드를 통해 상온 HMR 시장의 가능성을 엿본 만큼 제품 라인업 확대는 물론, TV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나가는 중이다.


이처럼 샘표가 가정간편식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1인가구가 증가하고 소비패턴이 다양해지면서 전통장류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다양한 소스와 양념 제품으로 소비가 이동하고 가정간편식의 종류가 다양화 되면서 가정에서 장을 사용해 요리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 2011년 간장이 중소기업적합업종에 포함된 데 이어,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가 두부 제조업과 장류(된장·간장·고추장·청국장) 제조업 등 5개 업종을 생계형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고, 샘표는 새로운 먹거리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이에 샘표는 장류시장 활성화를 위해 마케팅 활동, 해외진출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위축된 장류시장 활성화를 위해 편의성을 높인 한식양념소스 개발, 용도 및 용량 다변화, 고추장 원료 교체, 발효간장 리뉴얼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여기에 국가별로 특징적인 상품을 개발해 수출하거나 현지인 식습관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도 동반 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세계 전역에 ‘K푸드’ 인기도 치솟고 있어서다. 이를 기회삼아 도약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모던 차이니즈 퀴진 브랜드 '차오차이' ⓒ샘표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국내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간편식 시장 확대다. 최근 샘표는 모던 차이니즈 브랜드 ‘차오차이’를 론칭했다. 중화요리는 꽤 오랫동안 우리 일상에서 함께해 온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외식이나 배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에 앞서 2021년 샘표식품은 전통 아시안 소스 브랜드인 ‘티 아시아 키친’ 브랜드를 출시했다. 그간 ‘티 아시아 키친’은 나시고랭이나 팟타이 등 아시아 음식의 소스류를 주로 선보였지만, 파우치 형태의카레 제품까지 대폭 확대했다.


폰타나가 세계 각 지역의 정통의 맛을 재현하는 콘셉트의 브랜드이긴 하지만, 파스타나 스프 등 이탈리아 음식 위주로 제품이 나온만큼 카레 제품은 폰타나 브랜드와 결이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샘표는 다시다와 각종 천연조미료가 양분하고 있던 국내 시장에 ‘요리에센스’ 카테고리를 개척하면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2012년 선보인 ‘연두’는 콩을 발표해 만든 100% 순식물성 제품으로 단일품목 연 매출은 200억원 규모에 이른다. 해외에서 ‘매직소스’로 통할만큼 인기다.


이 밖에도 샘표는 1인 가구가 지속 증가하는 것에서 착안해 간편하게 김치를 만들 수 있는 양념을 개발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샘표의 ‘새미네부엌 김치 양념’은 김치를 10분 만에 만들 수 있는 간편한 제품으로 요리 초보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샘표 관계자는 “크게 보면 티아시아와 차오차이 모두 가정간편식(HMR)및 요리소스 시장이지만, 두 브랜드 모두 ‘세계의 다양한 맛을 집에서도 쉽고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소비자들이 집에서 손쉽게 요리하는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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