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음주 사망사고 낸 의협간부 "메신저 공격은 비겁한 일"
입력 2024.03.14 19:58
수정 2024.03.14 19:58
의협간부, 휴대전화 포렌식 참관 위해 출석…유족에 재차 사과
조직위원장, 재소환돼 8시간반 조사 "전공의와 소통 증거 없어"
과거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 사고를 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유족에게 재차 사과의 뜻을 표명하면서도 논란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주 홍보위원장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휴대전화 포렌식 참관을 위해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메시지에 대한 반박과 합리적 비판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경우에 메신저를 공격하는 일들이 간혹 있는데 이는 비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손톱 밑 때를 지적하는 것은 옳지 않은 행위"라며 "언제든지 저희들은 합리적인 비판이나 반박을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음주 사망사고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주 홍보위원장은 이어 "고인과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신 모 신문사 기자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그는 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고발장에 있는 제 죄목이 전혀 사실무근이고 그에 대한 근거나 증거가 전혀 없다는 걸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숨길 이유도 없고 숨길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주 홍보위원장은 지난 2016년 3월 음주 사망사고를 내고 같은 해 8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전공의들의 집단 행동을 부추긴 혐의로 고발돼 지난 6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홍보위원장과 함께 고발된 박명하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조직강화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은 첫 소환조사 이틀 만인 이날 경찰에 다시 출석해 약 8시간 30분동안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친 박 조직위원장은 "당당하게 조사를 받았다"며 "학생 전공의와 소통한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의) 증거자료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기 전에는 "전공의들의 저항운동은 개별적이고 자발적이며 정의로운 사직"이라며 "정부에서도 진정성을 갖고 빨리 대화의 장에 나와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박 조직위원장은 18일 또 한 번 경찰 조사를 받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박 조직위원장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등 5명을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 혐의로 고발했다.
김 비대위원장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12일 소환 조사에 이어 15일 추가 조사가 예정돼 있다. 임 회장은 첫 출석 당시 일정 조율 문제로 변호인과 수사관이 갈등을 빚어 조사를 거부한 뒤 수사관 기피 신청서를 냈지만 15일 조사에 일단 출석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