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소리마저 끊긴 민주당, 눈물 흘릴 비명조차 안 남겼다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3.14 00:00
수정 2024.03.14 00:41
'슈퍼 수요일' 경선, 비명 숨통 끊었다
'친문 핵심' 4선 중진 전해철마저 제거
'친명횡재 비명횡사' 완결판 찍었다
정동영 등 OB에겐 '보은공천' 논란도
더불어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탈락 당하며 곡소리를 내던 비명계의 마지막 비명소리마저 끊어졌다. 당밖에서 홍영표 의원의 "참담하다"만 탄식만 울려퍼졌듯 민주당 내에서는 더 이상 '비명횡사' 당한 희생자들을 위해 눈물 흘려줄 동료 의원들조차 남지 않았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저녁 이른바 '슈퍼 수요일'이라 불리는 17개 지역구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친문(친문재인)계의 마지막 버팀목이던 3선 전해철 의원이 공천 탈락당하는 등 비명계의 숨통이 완전히 끊어졌다.
전해철 의원은 경기 안산갑 지역구 경선에서 "수박의 뿌리를 뽑아버리겠다"며 공공연히 적의를 드러낸 강성 친명 양문석 씨에게 패배했다.
4선 중진이자 국회부의장을 지낸 김상희 의원은 경기 부천병 경선에서 이건태 당대표 특보에게 패배했으며, 친문계로 분류되는 신동근 의원은 인천 서병 경선에서 모경종 전 당대표실 차장에게 패배해 공천 탈락했다.
이외에 △서울 노원갑 우원식 의원 △인천 남동을 이훈기 전 OBS 기자 △경기 부천을 김기표 변호사 △경기 평택갑 홍기원 의원 등이 경선 결과 공천을 받게 됐다.
'슈퍼 수요일' 경선 결과로 '이재명 민주당'의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은 '완결판'을 찍었다는 관측이다.
우상호·인재근·김민기·소병철·오영환·홍성국 의원은 불출마 형태로 정리됐고, 변재일·노웅래·홍영표·기동민 의원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컷오프 됐다. 박광온·도종환·송갑석·전혜숙·강병원·박용진·윤영찬 의원 등은 경선에서 패배당했는데, 이 중 대부분 또는 일부는 의문의 '현역 의원 하위 평가'를 통해 사실상 설계된 경선 패배로 몰아넣어졌다.
'비명횡사'로 얼룩진 이날 경선 결과를 보고 홍영표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참담하다"는 말만 세 차례 반복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홍 의원은 이유 불명의 컷오프를 당한 뒤, 탈당해서 당을 떠난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더 이상 이러한 '비명횡사'에 반응을 보일 비명계 의원조차 아무도 남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호남에서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전 의원 등이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받게 됐다. 각각 1942년, 1953년생으로 전직 4선 의원이라 '올드보이'라 불린 이들의 정계일선 생환을 두고 이재명 대표의 '보은공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 대표는 정계 입문 초창기에 정동영 열우당 의장의 팬클럽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의 일원으로 활동해 한때 옛 정동영계(DY계)로 분류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