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말고 빌리세요" TV 구독 확장한 LG전자 ... 불황 돌파구 모색
입력 2024.03.13 06:04
수정 2024.03.13 06:05
글로벌 TV 출하량 감소하면서 돌파구 마련
오프라인 판매 상품, 온라인으로도 영역 확대
의미있는 수익성 확보에는 시일 걸릴 것으로
글로벌 TV 출하량이 점차 감소하면서 제조사들이 불황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삼성 및 LG는 최근 자사 TV 플랫폼을 강화하며 고객 확보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특히 LG전자의 경우 TV 구독 사업을 확장하면서 성장 동력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자사 공식 온라인 판매 몰에서 TV 구독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기존에 베스트샵 등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했던 것을 온라인 영역으로 확장한 것이다. 이는 그간 유통 판로를 통해서만 가능했던 구독을 구매자들이 회사와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차원이다.
LG전자가 기존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등의 구독 수요가 높은 가전에서 TV로까지 구독을 확장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렌탈 사업부 이름도 '가전구독 사업부'로 변경하며 대폭 힘을 실었다.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LG 씽큐'를 통해 지속적인 기능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 시장 침체로 수익이 낮아진 TV도 구독 품목군에 포함한 것이다.
다소 높은 가격대의 가전을 일시불 구매 대신 월사용료를 내고 이용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 초기비용 부담이 낮으면서도 자연스럽게 고객 진입을 유도해 락인 효과를 본다는 취지다. 아울러 수익성이 다소 약한 소형 가전 위주의 중견 렌탈 가전 기업과 달리 대형 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고가제품의 수익성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현재 LG전자 온라인 공식몰에서는 정수기, 식기세척기,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은 물론 TV와 노트북까지 구독 신청이 가능한 상태다. LG 올레드 TV 품목 OLED65B3SNA의 경우 5년 계약 기준 월 4만7900원의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일시불로 324만원에 구매해야 하는 점에 비하면 구독 기간 총 요금은 출고가 대비 높지만, 당장 큰 금전적 부담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구독 서비스는 최근 LG전자의 대표적인 캐시카우 중 하나다. 가전 제품에 케어 등의 생활 서비스를 결합한 LG전자 구독 사업은 기존 소형 가전 위주에서 지난해 냉장고, TV 등 대형 가전으로 대폭 확장됐다. 국내 가전 매출에서 구독 사업 부문 비중은 10%를 한참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역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에서 2030년 매출 100조원 달성을 위한 동력 중 하나로 구독 사업을 꼽은 바 있다. 조 사장은 "국내 가전 시장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구독 등 새로운 사업 방식으로 연평균 7%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같은 사업 구조 개선에도 구독 사업에서 의미있는 수익성을 확보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영상 콘텐츠 소비에서 TV 비중이 갈수록 감소하고 세트 기준 경쟁에서도 중국 저가 TV 공세로 인해 구독의 총 기간 비용이 구매 대비 효용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는 탓이다.
LG전자는 이에 구독 서비스에서 다양한 옵션을 제시해 이같은 문제를 상쇄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전 구독의 경우 4년 이상 구독시 제품 소유권은 고객에게 돌아간다. 아울러 3년 구독의 경우 반납, 인수, 재구독 여부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구독 기간 내 무료 AS 서비스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