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전 역전패 충격, 흥국생명 시즌 최악의 패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4.03.08 22:14
수정 2024.03.08 22:16

최하위 페퍼저축은행 상대로 승점 수확도 실패

정규시즌 우승 레이스에서 현대건설에 주도권 내줘

페퍼저축은행에 패한 흥국생명. ⓒ 한국배구연맹(KOVO)

페퍼저축은행이 선두 자리로 향하던 흥국생명을 멈춰 세웠다.


페퍼저축은행은 8일 광주페퍼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3-24 V리그’ 흥국생명전에서 세트 스코어 3-1(18-25 25-22 25-23 25-14) 승리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야스민이 높은 공격 성공률(53.73%)을 찍으며 38점을 올렸고, 박정아(16점)-필립스(10점)도 승리에 일조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19점)이 분전했지만 윌로우 존슨(15점)의 힘이 기대치를 밑돌았고, 범실도 20개나 기록했다.


첫 세트는 주전 세터 이원정이 결장한 가운데 박정아에게 목적타 서브를 넣은 흥국생명이 어렵지 않게 따냈다. 이때만 해도 흥국생명은 순조로웠다.


2세트부터는 달랐다. 페퍼저축은행의 리시브는 여전히 불안했지만, 블로킹과 수비가 살아났다. 세터 박사랑 활약 속에 야스민의 공격이 터지면서 스코어를 9-8로 뒤집었다. 흐름을 탄 페퍼저축은행은 이한비-야스민-박정아 공격으로 포인트를 쌓았다. 그 사이 흥국생명은 5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2세트를 따낸 페퍼저축은행은 3세트에서도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2세트에서 11점 올린 야스민의 공격은 계속됐고, 흥국생명의 리시브도 흔들렸다. 윌로우를 빼고 김미연을 투입해도 페퍼저축은행을 넘지 못했다. 김연경 공격도 야스민에 막히면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다. 페퍼저축은행은 포기하지 않고 추격한 흥국생명과 23-23 접전 양상을 띠었지만, 야스민의 공격 성공과 김연경의 공격 범실로 3세트를 가져갔다.


세트 스코어 2-1 앞선 페퍼저축은행은 4세트에서 박정아·야스민 쌍포가 위력을 발하며 14-7까지 앞서갔고, 윌로우 부진 속에 리시브까지 흔들린 흥국생명은 추격에 실패했다. 4세트마저 이긴 페퍼저축은행은 흥국생명전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흥국생명전 시즌 첫 승 따낸 페퍼저축은행. ⓒ 한국배구연맹(KOVO)

예상 밖 승리다. 최하위가 확정된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흥국생명과 5차례 대결해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절대 열세였던 페퍼저축은행이 최근 선두로 올라섰던 흥국생명을 잡을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경기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나 팬들도 “흥국생명이 다시 1위로 올라설 기회를 잡았다”며 흥국생명의 승리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페퍼저축은행은 승점2도 아닌 승점3을 챙겼다.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6라운드 중반, 페퍼저축은행이 흥국생명을 잡으면서 선두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에 패한 흥국생명(승점73·26승8패)은 승점1도 챙기지 못한 채 2위에 자리했고, 1경기 덜 치른 현대건설 (승점74·24승9패)은 1위를 지켰다.


직전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에 풀세트 끝에 져 승점1 추가에 그쳤던 현대건설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선두를 탈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던 흥국생명은 이날 패배로 불리한 상황이 됐다. 현대건설이 9일 IBK기업은행과 16일 페퍼저축은행을 꺾는다면, 12일 흥국생명과의 맞대결에서도 패해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6라운드 페퍼저축은행전 패배는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뒀던 흥국생명으로서는 시즌 중 가장 뼈아픈 최악의 패배로 남을 수도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