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걱정할 땐가?”·“대팍은 처음이죠?”…남다른 선전포고, 설레는 K리그 개막

K리그1 개막을 4일 앞두고 12개 구단 사령탑들은 맞대결 상대에 대한 남다른 선전포고로 큰 기대감을 품게 했다.

오는 3월 1일 하나은행 K리그1 2024 개막전에서 ‘동해안 더비’로 맞대결을 펼치게 되는 홍명보 울산 HD 감독과 박태하 포항스틸러스 감독은 26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개막 미디어데이서 의미심장한 선전포고를 주고 받았다.

홍명보 감독이 먼저 “동해안 더비는 K리그에서 역사가 있는 더비인데 박태하 감독이 나한테 (울산문수경기장의) 잔디가 너무 안 좋은 거 같다했다. 그래서 ‘지금 잔디 걱정하고 있을 때야’라 얘기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홍 감독의 도발에 박태하 감독은 “홍 감독한테 자리는 영원하지 않다. 조심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응수했다.

지난 시즌 돌풍의 주역 광주FC 이정효 감독은 개막전 상대인 FC서울에 선전포고를 해달라는 요청에 “김기동 감독님이 먼저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듣고 이야기하겠다”며 신경전을 펼쳤다.

이에 김기동 감독이 “경기 흐름이 이정효 감독, 당신이 의도한대로 되지는 않을 거야”라며 먼저 선전포고를 하자 이정효 감독은 “그날 상식 밖의 행동은 하지 않겠다. 대신 상식 밖에 생각을 해보려 한다. 그날 경기장에 많은 팬분들이 온다 하는데 상식 밖의 생각으로 잘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수원FC를 상대로 홈 개막전을 앞두고 있는 인천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은 “김은중 감독이 20세 대표팀 감독을 하면서 인천전용경기장을 많이 찾으셨을텐데 우리 팬들의 압도적인 분위기와 열정에 주눅이 들었을 것이다. 잘 준비하셔야 한다”고 도발했다.

그러자 김은중 감독은 “인천의 경기를 많이 봐서 조성환 감독님의 스타일은 이미 말고 있다. 개막 당일 날 놀랄 일들이 벌어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제 관계로 얽힌 윤정환 강원FC 감독과 ‘최고령 사령탑’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도 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윤정환 감독은 “감히 스승님을 깔 수는 없다”며 “다만 먼 섬에서 오시는 감독님 고향이 강릉으로 알고 있다. 고향에 오셔서 조용히 쉬다 가셨으면 좋겠다”고 도발했다.

김학범 감독은 “강원이 아픔을 겪고 올라왔기 때문에 팀이 굉장히 결집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잘 다져진 팀을 휘젓는 방법은 공개할 순 없고 운동장에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최원권 대구FC 감독은 “정정용 감독님이 스승님이시라..”며 말을 아끼는 듯하면서도 “어서오세요. 대팍은 처음이죠?”라고 도발했다.

정정용 감독은 “최 감독이 대구한테는 져주고 나머지 팀들한테는 다 이기라고 덕담을 했는데 잘 준비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