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 역주행~'기념관 논란' 재점화…이승만 재조명 [뉴스속인물]
입력 2024.02.25 06:03
수정 2024.03.03 13:05
이승만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23일 누적 관객 88만명…정치권 및 연예계 릴레이 관람 인증
尹대통령 "우리나라 역사 올바르게 인식할 기회"…한동훈 "중요한 결정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
가장 적극적인 동참 오세훈, 이승만기념관 건립 부지로 종로구 송현광장 공식 언급해 논란 재점화
시민사회 및 불교계 반발 변수…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박민식 장관과 면담서 반대 입장 피력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그의 업적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23일 누적 관객 88만명을 돌파했다. 상업영화가 아닌 정치 다큐멘터리 영화로서는 이례적인 성적을 거두며 역주행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정치권부터 연예계 유명 인사들의 릴레이 관람 인증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 등 현 정부 국무위원들도 적극 참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건국전쟁'을 관람한 후 "우리나라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라고 호평했고, 한 위원장 역시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데 굉장히 결정적인,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고 후기를 전했다.
가수 나얼을 비롯해 김흥국, 강원래 등 연예계 인사들도 영화 관람을 인증했다. 특히 나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건국전쟁 영화 포스터 사진을 게재하며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그 안에 굳게 서고 다시는 속박의 멍에를 메지 말라"는 글귀도 적었다. 해당 문구는 성경 갈라디아서 5장 1절에 나오는 내용으로, 이 전 대통령의 유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런 분위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것이 오세훈 서울시장인데, 오 시장은 페이스북에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이승만 대통령이 계시지 않았다면, 혹은 초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이 나라와 우리 민족의 운명이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하며 국운이라는 것을 실감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오 시장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이승만기념관 건립 부지로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을 공식 언급해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물론 현 정부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미 이승만 대통령기념재단은 지난해 9월부터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위한 모금을 시작했고, 윤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500만원을 기부했다. 대통령실은 “이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은 세계를 무대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으며, 이 전 대통령이 이룩한 시장경제체제와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발전의 초석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헌법 전문에 '4·19 민주이념 계승'이 명시돼 있고, 제주 4·3 등 민간인 학살의 책임에서 이 전 대통령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충분한 공감대 형성 없이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추진할 경우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또한 불교계의 반대도 변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이 전 대통령은 1954년 '사찰정화 유시' 등을 발표해 불교계의 반발을 샀다. 열린송현녹지광장 인근에는 대한불교조계종 본산 조계사 등이 있다.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지난해 11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이승만기념관 건립에 반대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