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밸류업 프로그램 맞춤형 주주환원 확산 ‘주목’
입력 2024.02.25 07:00
수정 2024.02.25 07:00
미래에셋·메리츠, 선제적 주주환원책 제시
증권업 PBR 0.46배…타업종 대비 저평가
금융사 책임론에 주주가치 제고 동참 전망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주요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주주환원책을 제시했다.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국내 증시 저평가)’ 정책에 발맞추겠단 의지로 맞춤형 주주환원책이 업계에 확산할지 주목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금융지주는 지속적인 저평가 해소를 목표로 3개년 주주환원계획을 발표했다. 양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23일 종가 기준 각각 0.41배, 3.05배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대표적인 투자 척도 중 하나다. 1배를 밑돌면 자산 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더 낮다는 의미로 저평가된 것으로 본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은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및 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할 예정이다. 소각 물량은 매입 후 소각 또는 장내 취득한 기 보유 자사주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업계 최초로 실적과 관계없이 자사주 소각 물량을 명시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822억원 규모의 보통주 1000만주 소각과 898억원 규모의 배당금 지급도 결정했다. 총 합계 약 1720억원 수준으로 주주환원성향은 조정 당기순이익 대비 약 52.6%다.
메리츠증권의 모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는 작년 회계연도부터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포함해 주주환원율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로 설정해 이행 중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최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배당으로 총 4483억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합친 총 주주 환원율은 51%를 기록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향후 기준점을 당기순이익의 50%가 아닌 더 높게 잡아 주주환원의 적극성을 높일 방침이다. 우선 올해는 지난해 매입한 자사주 6400억원에 대한 소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사들의 주주환원책 확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취지에 맞춘 선제적 주주가치 강화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주주권익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리딩증권사로서 주주와 함께 동반 성장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내용은 오는 26일 오전에 발표된다. 당국에 따르면 ▲PBR·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 비교공시 시행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골자로 한다.
업계는 증권사의 PBR이 타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내용 발표 이후 맞춤형 주주환원책을 잇달아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증권업지수 PBR은 0.46배로 코스피 PBR 0.97배를 크게 하회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는 (그동안) 일부 상장사만 배당성향 혹은 주당배당금의 점진적 상향을 기준으로 (주주환원책을) 제시할 뿐 뚜렷한 정책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당국의 금융사 책임 강조 기조와 그간 증권사의 주주환원 행보를 고려할 때 주주가치 제고에 동참할 의지는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