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형수의 자백…무죄 선고 어렵다고 판단? 황의조 살리기? [법조계에 물어보니 357]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4.02.23 05:06
수정 2024.02.23 05:06

황의조 형수, 최근 재판부에 범행 자백 반성문 제출…"헌신 인정 않는 시동생 혼내주려고"

법조계 "피의자, 수사 단계서는 조사된 증거 확인할 수 없지만…재판서는 열람 가능"

"혐의 부인해도 무죄 선고받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태도 바꿔 인정하는 경우 많아"

"황의조 살리기 위한 전략적 대응일 수도…부정적 여론 타개하고 동정심 유발 포석일 수도"

축구 선수 황의조.ⓒ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축구 선수 황의조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형수 A씨가 재판부에 범행을 자백하는 반성문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그동안 혐의를 부인하던 A씨의 태도가 바뀐 것과 관련해 "피의자는 수사 단계에서 조사된 증거를 확인할 수 없다"며 "그러나 재판에서는 변호인이나 본인이 증거 기록을 열람할 수 있어 혐의를 부인해도 무죄를 선고받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처음부터 완벽히 자백한 사람만큼은 아니겠지만 유리한 양형 요소로 판단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진행 상황을 보면 황의조를 살리기 위한 전략적 대응일 수도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황의조 형수의 반성문은 황의조를 돌연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불쌍한 피해자로 둔갑시켰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황의조의 거짓 주장에 동조해 피해 여성이 촬영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여과 없이 실었다"며 "(형수의) 자백과 반성은 피해자에 대한 반성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앞서 한국일보는 이날 황의조 형수 A씨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에 "형 부부의 헌신을 인정하지 않는 시동생을 혼내주고 다시 우리에게 의지하도록 만들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하는 내용의 자필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재판에서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는데, 태도를 바꾼 것이다.


축구 선수 황의조.ⓒ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검사 출신 민경철 변호사(법무법인 동광)는 "기본적으로 수사 단계와 재판 단계는 다르다. 피의자는 수사 단계에서 조사된 증거를 확인할 수 없다"며 "그러나 재판에서는 변호인이나 본인이 증거 기록을 열람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혐의를 부인해도 무죄를 선고받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혐의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부터 완벽히 자백한 사람만큼은 아니겠지만 자백은 유리한 양형 요소로 판단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정말 형수 반성문 속 내용이 범행 동기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진행 상황을 보면 황의조를 살리기 위한 전략적 대응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그동안 많은 루머가 있었고 이 사건과 관련한 황의조 측의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도 많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안 변호사는 또 "부정적 여론을 타개하고 황의조에 대한 동정을 불러오기 위한 선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형수의 자백 이후 피해자 측에서 반발하는 모습이 이해된다"고 강조했다.


김도윤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샘)는 "본인이 주장했던 이유가 모두 반박됐기 때문일 것"이라며 "사실 형수의 범행과 그에 대한 변명, 반성문도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에서는 형수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혐의를 부인했던 부분을 강조할 것"이라면서도 "법원에서는 자백이 양형 요소에 해당해 아무래도 처벌 수위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성훈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여러 증거에 비춰볼 때 '해킹을 당했다'는 기존 진술의 일관성과 신빙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진술이 번복되는 경우 진지한 반성이 없었다고 판단해 양형상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거짓 진술로 보이는 주장을 계속 유지하는 것보다는 중간에라도 진실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게 낫기 때문에 태도를 바꾼 듯하다"고 설명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