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 62명 중 대통령실 출신 1명…'전략적 역차별' 분석도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4.02.17 01:00 수정 2024.02.17 01:00

단수추천 전희경 유일 '용산 후광 없다'

심지어 "'용산 출신' 역차별" 분석도

與 "시스템 공천 결과"…확대해석 경계

17일부터 영남 면접, 진짜는 지금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주한미군 반환공여지 캠프 레드클라우드를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3차까지 발표한 단수공천 명단에 대통령실 출신은 단 한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광으로 용산 출신들이 대거 '낙하산 공천'될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과 다른 결과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대통령실 출신이어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16일 기준 서울·인천·광주·경기·충남북·전남북·제주 권역에 공천을 신청한 후보자들의 면접 심사를 마쳤으며 이 중 62명에 대해 단수 공천을 확정했다.


정치적 배경을 살펴보면, 단수 공천이 확정된 후보 중 대통령실 출신은 경기 의정부갑에 출마한 전희경 전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이 유일했다. 게다가 전 후보는 이미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보수 여전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치적 아이덴티티가 '대통령실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통령실 스펙으로 공천을 받은 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다.


이에 대통령실 출신이어서 공천이 늦춰지거나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의심도 나온다.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을 외치며 뭉쳤던 동부벨트 4인방(이재영·전상범·이승환·김재섭) 중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이승환 서울 중랑을 후보만 아직 단수 공천을 받지 못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송파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컷오프를 당했다.


또한 서울 강남을에 나란히 공천을 신청했던 박진 전 외교부 장관과 검사 출신 이원모 전 대통령실 비서관 모두 공천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 모두 양지인 강남을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발표된 경선 확정 지역을 보면 '대통령실 후광 효과는 없었다'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공천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대통령실 출신 후보들이 경선 후보자 명단에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대는 대부분 전·현직 국회의원으로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


일례로 서울 동대문갑 공천을 신청한 여명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3선'의 김영우 전 의원과 공천장을 놓고 경쟁을 해야 하며, 이동석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충북 충주에서 3선의 지역구 현역 이종배 의원을 상대하게 됐다. 최지우 전 대통령실 행정관 역시 제천·단양에서 현역인 엄태영 의원과 경선을 치른다.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도 홍성·예산에서 지역구 4선 중진 홍문표 의원과의 경선을 피하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시스템 공천의 결과"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용산 여의도출장소'라는 국민의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 중·영도 출마를 선언했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공관위에서 시스템 공천을 정착시켜 잘 진행하고 있다"며 공천 신청을 철회했다.


다만 '시스템 공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까지 발표된 지역은 대부분 국민의힘 약세 지역으로 공천 갈등이 빚어질 여지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면접이 시작돼 17일까지 이어질 영남과 강원 등은 국민의힘 강세 지역으로 내부 경쟁이 본선보다 치열한 곳이다. 대통령실 출신들이 대거 공천될 경우 '윤심 논란'이 재차 불거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까지는 객관적으로 큰 잡음 없이 (공천이) 관리되고 있는 것은 다 알 것"이라면서도 "공천 파동은 영남에서 일어난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공천 관리를 잘해서 국민의 마음을 얻은 정당이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관례다. 끝까지 긴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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