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와 합의해준 부모에게 효도하라"…어깨 부딪힌 70대에 흉기, 20대 집행유예

서울 지하철 상봉역 승강장에서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70대 승객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허명산 부장판사는 이날 지하철역에서 다른 승객을 흉기로 찌른 강모(22)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 지하철 통로에서 사소한 시비로 할아버지뻘인 피해자를 찔러 4주간의 중상을 입힌 이 사건의 범행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죄책도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피해자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완치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재판부는 "정신적인 문제를 잘 치료하고 학교생활도 잘하라"며 "부모님이 2000만원이나 마련해 피해자와 합의했으니 보모님께 효도하고 사회에 도움 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씨는 지난해 9월 서울 지하철 7호선 상봉역 승강장 인근 계단에서 어깨를 부딪혔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은 70대 피해자와 몸싸움을 벌이다 흉기로 찌른 혐의(특수상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씨는 범행 후 경의중앙선 열차를 타고 경기 구리시의 집으로 도주했으나 3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오른쪽 허벅지를 찔려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