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도 나랏빚 76조원↑…세입 확충 방안 시급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4.02.16 07:00
수정 2024.02.16 07:00

기재부, 월간 재정동향 발표

작년 11월 기준 국가채무 1110조원

긴축재정에도 나랏빚 계속 늘어

전문가 “세수 확충 방안 찾아야”

기획재정부 전경. ⓒ데일리안 DB

정부가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기준 국가채무가 전년보다 약 76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세입이 줄면서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모두 악화했는데,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입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11월 기준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1109조 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세 수입이 1년 전보다 52조원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11월 기준 집계한 나라살림 적자는 65조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국세 수입은 34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1조9000억원 감소했다. 토지·주택 거래 감소 등에 따라 소득세가 12조9000억원 줄었다. 세율 인하와 기업실적 악화로 법인세도 23조2000억원 감소했다.


세외수입은 28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3000억원 줄었다. 금융영업 이자 수입이 1조5000억원 늘었으나, 한국은행 잉여금은 3조7000억원 쪼그라들었다.


국세 수입과 세외 수입, 기금 수입을 합친 총수입은 11월까지 52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조4000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같은 기간 총지출은 전년 대비 73조8000억원 감소한 54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출 규모가 수입 규모를 웃돌면서 11월 누적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19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해 실질적인 정부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4조9000억원 적자였다.


강도 높은 건전재정 기조에도 작년 11월 말 중앙정부 채무는 1109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원 늘었다. 전년 말 대비로는 76조원 많아진 액수다.


기재부는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통해 국가채무가 올해 연말까지 GDP의 51.0% 수준인 1195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가 총수익 표. ⓒ기획재정부
허리띠 졸라매는 것만으론 한계


정부 노력에도 국가채무가 지속해서 늘어나자 전문가들은 세입 확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익(세수)을 늘리지 않고 지출을 줄이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해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한국의 국가채무가 주요 선진국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재정건전성 강화를 강조했다.


예결특위는 ‘2024년도 예산안 검토보고서에서 “국가채무의 절대적인 수준보다는 증가 속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18일 이상민·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개최한 ’급증하는 국가부채 진단과 해법‘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재정의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해서는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 보편적 증세 방안을 모색하고, 연기금 투자풀 등 국가자산 수익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명호 홍익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재정으로 우리 사회에 당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온갖 사회·경제적 문제를 돈과 재정으로 해결하려는 비합리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적자재정 편향이라는 관성을 쉽게 떨치기 어려운 만큼 현행 제도 외 특별한 제도적 장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사회보험 분야 개혁도 필요하다”며 “세대 간 형평성 제고를 위해 기 수급자 급여 증가율을 일정 기간 CPI보다 낮게 유지하고, 소득비례형 연금으로 전환하며 재분배적 기능은 기초연금 등 공적 부조를 통해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입확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 보편적 증세방안을 모색하고, 연기금 투자풀 등 국가자산의 수익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가 재정수지 표. ⓒ기획재정부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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