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로 오는 명장들, 외국인 감독 전성시대 열리나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4.02.08 17:29 수정 2024.02.08 17:29

현대캐피탈, 일본 대표팀 전성기 이끈 블랑 감독과 3년 계약

남자부 대한항공, OK금융그룹 이어 절반에 가까운 세 팀이 외국인 지도자

여자부도 흥국생명·페퍼저축은행 세계적 명장급 감독에 팀 맡겨

현대캐피탈 새 사령탑 필립 블랑 감독. ⓒ 현대캐피탈

프로배구 V리그에 외국인 감독 시대가 활짝 열렸다.


지난해 12월 최태웅 전 감독과 결별한 현대캐피탈은 프랑스 출신의 명장 ‘필립 블랑(Philippe Blain)’ 감독을 다음 시즌부터 팀을 이끌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7일 밝혔다.


앞서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12월 성적부진으로 최태웅 전 감독과 동행을 마무리했다. 최 전 감독은 지난 2015년 4월 지휘봉을 잡고 무려 9시즌이나 팀을 이끌었던 장수 감독이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필립 블랑 감독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그는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프랑스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폴란드 남자 국가대표팀의 수석코치를 맡은 바 있다.


특히 2017년 일본 남자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로 부임한 블랑 감독은 2022년부터는 감독을 맡아 2023년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3위와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특히 현재 일본 국가대표팀을 세계 랭킹 4위까지 끌어올린 블랑 감독은 아시아 선수들의 신체적 특성에 맞는 배구 전술을 도입하고,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일본 남자배구팀을 완전히 새롭게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랑 감독은 파리올림픽 종료 후인 2024년 8월에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감독으로 정식 취임할 예정이며, 임기는 3년이다.


현재 남자부 사령탑에 큰 변화가 없다면 차기 시즌에는 7개 구단 중 무려 절반에 가까운 3팀이 외국인을 감독으로 두게 된다. 대한항공이 토미 틸리카이넨, OK금융그룹은 오기노 마사지 감독에게 현재 지휘봉을 맡기고 있다.


악수하는 대한항공 틸리카이넨과 OK금융그룹 오기노 감독. ⓒ KOVO

세 이방인 감독에게는 모두 ‘일본 배구’라는 공통점이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울프독스 나고야(일본) 지휘했던 경험이 있고, 오기노 감독은 일본 국적이다.


두 감독 모두 V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지난 시즌 대한항공의 통합우승을 견인했고, 오기노 감독은 불필요한 범실을 줄이고 기본기를 강조하는 일본 스타일의 배구를 팀에 이식시키며 봄 배구 진출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차기 시즌에는 일본 배구의 전성기를 이끈 블랑 감독까지 가세해 치열한 지략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이 밖에 여자부도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지도자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흥국생명을 이끌고 있고, 페퍼저축은행은 세계 최강 미국 여자 대표팀을 지휘했던 조 트린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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