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폭동 부추긴 트럼프, 대선 출마 안 된다"…91세 할머니 소송

미국 콜라라도의 주의원이었던 공화당원 노마 앤더슨(91)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재출마에 딴지를 걸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앤더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란죄를 저질렀다며 오는 3월 치러질 공화당 콜로라도 대선 경선에서 그를 제외 시켜야한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앤더슨이 지난해 9월 시민단체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 소속 공화당원 5명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앤더슨과 그의 동료들은 지난해 12월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려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당시 주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선동해 의회를 점령하게 했다며 그가 ‘반란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측은 이에 불복해 연방대법원에 상소를 제기하고 심리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쟁점은 이때 내린 판결의 효력이 자동 발효되는 것인지, 아니면 의회의 결정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여부다. 앤더슨의 주장은 이것이 자동으로 발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이 소송에서 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혹여 지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의회를 불법 점령하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잘못이었는지 그의 지지자들이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더슨은 콜로라도 주의회에서 하원의원(1986~1998년)과 상원의원(1999~2005년)을 모두 역임했으며 양원에서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첫 여성 정치인이다. 그는 공화당원이지만 오랜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기를 들었고, 2021년 1월 의회 폭동 사태가 벌어지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란군’이라 부르며 거센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러자 트럼프의 극성 지지자들은 그에게 ‘가짜 공화당원’이라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앤더슨은 이에 대해 “내가 아니라 그들이 가짜”라며 “나는 쉽게 겁을 내지 않을뿐더러, 그런 가짜들의 막무가내식 비난에 흔들리지 않는 담대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연방대법원은 오는 8일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판결을 놓고 구두 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