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좀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서울장난감도서관' 가보니 [데일리안이 간다 24]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4.02.01 05:00
수정 2024.02.01 05:00

20년 넘게 중구서 운영되다 작년 11월 동작구로 이전…장난감·육아용품 총 5236점 보유

부모들 "대여 계속할 수 있으니 아이들 흥미 오래 끌 수 있어…유명 장난감, 거의 대부분 대여중"

"분유제조기 같은 육아용품, 반납 시기와 타이밍 맞아야 하고 선착순이라 대여 쉽지 않아"

서울시 1일부터 25개 자치구와 시·구 통합연계서비스…대여·반납 우리 동네 구청서 가능

서울장난감도서관에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장난감을 살펴보고 있다.ⓒ데일리안 김하나 기자

육아비용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장난감 비용이다. 모든 연령에 맞춘 장난감을 각 가정마다 모두 구매하기 어렵고 아이들이 금방 싫증을 내면 바로 돈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장난감도서관'은 이런 이유들로 부모들의 호응과 지지를 얻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데일리안은 서울 동작구 '스페이스 살림' 1층에 244.1㎡ 규모로 조성된 서울장난감도서관을 찾았다. 이곳은 서울시가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01년 12월부터 전국 최초로 운영하고 있는 육아복지시설이다. 원래는 중구 을지로입구역에서 20년 넘게 운영되다가 지난해 11월부터 동작구 대방동 스페이스 살림 1층으로 확장 이전해 옮겨 왔다.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인기캐릭터 장난감은 물론, 트램플린·세발 자전거 등 대형 장난감까지 구비됐다. 여기에 유아차와 바운서 등 사용기간이 짧거나 가정에서 사기 힘든 값비싼 육아용품 334개도 추가시켜 선택의 폭을 넓혔다. 현재 장난감 2841개, 도서 2156권, 육아용품 156개, 장애아 교재·교구 83개 등 총 5236점이 넘는 장난감과 육아용품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장난감도서관은 만 72개월 이하 아동만 이용할 수 있고 평균 이용자 수는 평일 50~60명, 주말은 100명 정도이다. 이곳은 연회비 1만원을 내는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고 회원들은 장난감 3점, 도서 3권을 2주일 동안 대여할 수 있다.


서울장난감도서관에서 부모가 자녀와 함께 검색대에서 장난감을 검색하고 있다.ⓒ데일리안 김하나 기자
◇ "아이들 장난감 취향 알게 돼…한달에 20만원 아껴요"


이날 아이와 함께 이 곳을 찾은 아빠 유모(38)씨는 아들 유모(6)군에게 "고르고 싶은 거 있어? 드릴로봇?"라고 물으며 검색대에서 장난감을 찾고 있었다. 유군은 '뛰뛰빵빵디럭스·주차장 놀이'를 골랐다. 유군은 푹신한 매트가 깔려 있는 체험 공간에서 자동차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바이올린 장난감도 연주했다.


유씨는 "서울장난감도서관을 6개월 전에 우연히 지나가다 대방역에 생긴 걸 보고 방문하게 됐다"며 "장난감을 매번 살 때마다 부담이 적지 않은데 아이들은 장난감을 새로 사도 흥미를 쉽게 잃는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대여를 계속할 수 있으니 아이들의 흥미를 오래 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티니핑'과 같은 인기캐릭터 장난감이나 '뽀로로 약국' 같은 유명 장난감은 워낙 인기가 많아 대여가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서울장난감도서관에서 아이가 자동차 장난감을 보고 있다.ⓒ데일리안 김하나 기자

이곳에서 아이들의 장난감 취향을 찾는 부모도 적지 않았다. 2주일에 1번 서울장난감도서관을 방문하는 직장인 김모(39)씨는 "24개월 아이 육아용품도 5~6만원은 줘야 하는데 이곳 덕에 한달에 20만원 정도를 아끼고 있다"며 "아이 취향에 맞는 장난감을 이곳에서 알게 돼 좋다. 트램폴린을 이곳에서 대여해 갔었는데 워낙 잘 가지고 놀아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5만원을 주고 구매하기도 했다"고 웃어보였다. 김씨는 "7만원 주고 산 아이스크림 카트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아 중고거래로 팔았는데 이곳을 알게 된 이후에는 미리 써보고 살 수 있어서 돈낭비가 덜하다"고 말했다.


서울장난감도서관의 장난감 체험공간에서 부모가 아이와 놀고 있다.ⓒ데일리안 김하나 기자
◇ 육아용품 대부분 '대여중'…"보행기는 갯수 적어"


LED젖병소독기, 아기침대, 자동으로 움직이는 전동매트 등 육아용품 대부분은 '대여중'인 상태였다. 두아이 엄마인 이모(37)씨는 "둘째가 8개월 남아라 한창 움직이는 장난감을 좋아할 나이"라며 "'피겨댄싱로봇빗벨' 장난감을 찾으러 왔지만 대여 중이었다. 인기 많은 장난감이나 분유제조기와 같은 육아용품은 반납 시기와 타이밍이 맞아야 하고 선착순이라 물량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특히 애기들을 태워놓고 엄마들이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보행기 갯수가 적어서 아쉽다"고 전했다.


시는 1일부터 서울장난감도서관의 모든 장난감과 육아용품을 25개 자치구 장난감도서관에서 대여·반납할 수 있도록 '시·구 통합연계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용자가 서울장난감도서관 누리집에서 대여 가능 품목을 확인 후 신청하면 가까운 자치구 장난감도서관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이용자는 배송일 포함 3일 이내에 신청된 용품을 받아 가면 된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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