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친노' 조기숙, 물밑에서 이준석 돕는다
입력 2024.01.11 15:03
수정 2024.01.11 19:39
노무현정부 청와대 출신 '친노' 인사
이준석·이낙연 사이 '제3지대' 조율
"개혁신당 혼자 어렵다" 이준석에 조언
이낙연엔 "이준석, 잠재력 큰 사람" 설득
조기숙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의 연대를 물밑에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 교수는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하고 노무현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역임했던 대표적인 '친노' 인사 중 한 명으로 통한다.
조기숙 교수는 1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낙연 전 대표 등) 신당을 하는 세력에는 이준석 위원장은 굉장히 잠재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또 이준석 위원장에게는 개혁신당 혼자 가면 어려우니 우리나라 선거 제도에서 의미 있는 폭발력을 가져와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지금 양당은 과거의 건강한 민주당 시절의 양당이 아니다"며 "혐오와 증오의 정치를 부추기는 건 물론이고 일방적인 리더십이 당을 질식시키고 있는 데다가 공천을 위해 서로 충성 경쟁하는 모습은 차마 봐줄 수 없는 수준"이라고 '제3지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단순히 SNS 활동뿐 아니라 이준석 위원장과 만나 이야기를 의견을 교환하는 등 제3지대 형성과 관련해 실제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친노 출신으로 이 전 대표나 민주당 측 인사들과 접점이 많아 가교역할에 적임자라는 것이다. 이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한 김병민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이 위원장과 조 교수의 움직임을 주의해서 봐야 된다"며 "조 교수가 본격적인 선수로 뛰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다양한 분들과 만나고 있으며 조 교수도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조 교수는 "이준석에 대해 민주당이 그동안 씌워놓은 이미지가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를 민주당 분들 여러 사람에게 했다"고 밝혔다. 다만 "내가 이준석 팬이니까 몇 번 만났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는 조 교수가 이 위원장의 의사를 전하며 사실상 두 사람의 연대를 위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역시 이 위원장과의 연대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난 이 전 대표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며 "양당 독점 정치를 깨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기 때문에 뜻을 같이 (할 수 있다)"라고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놨다.
다만 조 교수는 현실정치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치할 생각이 없고, 신당이 만들어져도 들어갈 생각이 없다"며 "(이 위원장과 이 전 대표 사이) 서로 오해 없이 잘 갈 수 있도록 민심이 이렇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