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하마스 벗어난 자국인 인질 3명 오인 사살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3.12.16 21:16
수정 2023.12.16 21:18

인질가족 등 수백명, 국방부 앞에서 인질교환 요구 시위 벌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자국인 인질 3명을 오인 사살한데 대해 “견딜 수 없는 비극”이라며 애도했다. 사진은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달 17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하는 모습. ⓒ AP/뉴시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에 억류된 자국인 인질 3명을 위협세력으로 착각해 사살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소장)은 15일(현지시간) 오후 브리핑을 통해 하마스와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진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 병사가 이스라엘인 인질 3명을 위협세력으로 잘못 식별해 총격을 가하는 바람에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비극적인 사건이고 이스라엘군의 책임”이라며 “이들 3명은 하마스에 붙잡혀 있다가 탈출했거나 하마스가 버려두고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하가리 대변인은 다만 “해당 지역은 이스라엘군이 자살폭탄 테러범을 비롯한 많은 테러리스트를 마주치는 지역”이라고 해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견딜 수 없는 비극”이라며 “모든 인질을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최고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의 오인사격은 가자시티의 인구 밀집 지역인 셰자이예에서 수색과 검문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셰자이예는 하마스 근거지 중 하나로 이스라엘이 파악하고 있는 곳이다.


이스라엘군은 인질 시신들을 이스라엘로 옮겨 신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사망한 인질들은 지난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했을 때 이스라엘의 키부츠(집단농장)에서 납치된 요탐 하임(28)과 알론 샴리즈(26), 사메르 탈랄카(22) 등 20대 남성들로 확인됐다.


이스라엘 비영리단체 ‘인질 및 실종가족 포럼’에 따르면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납치된 하임은 피랍 당일 텔아비브에서 열린 메탈 음악축제에 참가해 드럼을 연주할 예정이었고, 같은 키부츠의 집에서 납치된 샴리즈는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던 학생이었다. 탈랄카는 니르 암 키부츠의 양계장에서 일하던 중 납치되는 과정에서 테러범들의 총에 맞아 부상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의 인질 오인 사살 발표 이후 인질 가족 등 수백명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방부 건물 앞에서 즉각적인 인질 교환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네타냐후 정부를 향해 지난 10월 7일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가 70일째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석방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어 "시간이 촉박하다. 그들(인질들)을 집에 데려오라. 인질이 모두 석방될 때까지 승리는 없다"고 외쳤다. 가자지구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인질은 사망자 20명을 포함해 130명가량으로 추정된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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