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능] 전문가들 "이과생들에게 유리…재학생들, 무조건 수시에서 승부 봐야"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3.11.17 01:23
수정 2023.11.17 01:23

킬러문항 없었지만 변별력 확보 위해 문항 난이도 조절…국수영 전과목 표준점수 작년 보다 높아

국어영역 문학 어려워, 표준점수 130~132점 1등급 커트라인 형성될 듯…수학 22번 '준킬러' 평가

이과생 및 N수생 강세는 올해도 유지될 전망…전문가 "정시에서는 재학생, 졸업생들에게 밀릴 것"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관계 없이 논술시험 집중해야…전형 방법에 방점 두고 지원전략 수립해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전 청주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뉴시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 수학을 비롯해 전과목이 대체로 어렵게 출제됐다는 총평이다. 올해 수능부터 이른바 ‘킬러문항’은 배제됐지만 난이도 조절로 인해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가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변별력을 갖춘 수능인 만큼 이과생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올해도 '문과 침공'에 유리한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수능이 어렵게 출제된 만큼 재학생들은 수시 전형에서 승부를 보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EBS와 입시업계 등의 분석을 종합하면, 올해 수능은 킬러문항은 배제됐지만 어려운 수능이었다고 분석했다. EBS 입시 전략 강사인 윤윤구 한양사대부고 교사는 "올해 수능 국어·수학·영어 영역 전체를 살펴보면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의 기조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유사한 형태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입시업체가 수험생 가채점 테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이날 오후 9시 기준 국수영 전과목 표준점수는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표준점수는 원점수 평균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자신의 점수가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상대적인 점수다.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 시험이 어렵고 낮아지면 쉬워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어는 표준점수 130~132점 사이에 1등급 커트라인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어의 1등급 커트라인은 126점이었는데, 지난해보다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원점수 기준 1등급 커트라인은 화법과 작문은 86~89점, 언어와 매체는 83~86점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장에 수험생이 입장하고 있다.ⓒ데일리안 김하나 기자

수학은 표준점수 132~134점 사이에 1등급 커트라인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학 역시 지난해 1등급 커트라인이 133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수학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원점수 기준 1등급 커트라인은 확률과통계 88~92점, 미적분 82~85점, 기하 84~90점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평가로 치러져 원점수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는 영어는 수험생의 5.5%가 1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전체의 7.8%인 것을 감안했을 때 올해 영어 시험도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번 수능은 국수영 모두 어렵게 출제됐으며 변별력을 갖췄다"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킬러문항이 사라져 쉽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 심리와 대조적인 양상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또한 국어가 어렵게 출제됐지만 오히려 이과생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그는 "최근 이과에도 국어를 잘하는 학생이 많이 포진됐다. 국어가 어려워지면 문과생들이 유리한 게 아니라 오히려 이과 상위권 학생들에게 유리하다"며 "이번 수능은 국어와 수학 모두 변별력을 충분히 갖춘 시험으로 이과생에게 유리할 것이다. 이과생들의 문과 교차지원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부산 부산진구 경남공고 앞에서 교사들이 고사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뉴시스

이만기 유웨이평가연구소장 역시 "이번 수능은 국영수 모두 어렵게 나왔다. 킬러문항이 없었어도 어려웠다"며 "수학이 가장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공통과목으로 출제된 22번 문항을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능이 어려웠기 때문에 재학생들은 무조건 수시에 합격해야 한다. 정시에서는 졸업생들에게 밀릴 것"이라며 "재학생들은 남아있는 수시 전형에 집중하는 게 가장 좋다. 또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관계 없이 논술시험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은 각자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이라든가 전형 방법에 방점을 두고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올해처럼 수능이 어려웠을 때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없을 지를 보수적인 관점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수능에는 작년보다 3442명 줄어든 50만4588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재학생이 64.7%를 차지했고, 졸업생은 31.7%, 검정고시생 등 기타 지원자는 3.6%다. 졸업생과 검정고시 등을 합한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37.4%)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는 20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이의신청을 받은 후 28일 정답을 확정한다. 올해 수능 성적은 12월 8일 출신학교와 시험지구의 교육청에 통지된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