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의 ‘피의 보복’ 현실화…양측 사망자 1600명 넘어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3.10.10 21:21
수정 2023.10.10 21:21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8일(현지시간) 이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맹폭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로부터 기습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의 '피의 보복'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측의 ‘공식’ 사망자만 1600명을 넘은데 이어 이와는 별개로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서 하마스 무장대원 1500구의 시신이 나오는 등 사망자는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10일(현지시간)까지 900명 이상 숨지고 2400명 넘게 다쳤다. 이스라엘 남부 베에리 키부츠에 시신 100구가 추가로 발견되는 등 지난 7일 새벽 하마스 무장대원이 침투한 남부 지역 상황이 정리되면서 사망자 수가 급증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사망자는 700명을 넘어섰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까지 집계한 사망자수가 704명이다. 다만 여기에는 아동과 청소년, 여성도 다수 포함됐으며 3900명 넘게 다쳤다. 이·팔 양측의 사망자를 합하면 최소 1600명 이상이고 부상자 합계도 6300명을 넘어섰다.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지상군이 투입되면 민간인 희생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하마스가 납치한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을 것이라는 우려는 이미 가시화했다. 하마스는 9일 "이스라엘의 공격 때마다 억류 중인 민간인 포로를 처형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아랑곳없이 가자지구 완전 포위를 통해 보복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상군 투입도 임박하면서 양측 간 무력 충돌이 점점 더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아부 우바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전날 육성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사전 경고 없이 우리 국민을 표적으로 삼을 때마다 민간인 인질을 한 명씩 처형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인질 규모를 150명 정도로 추산한다. 인질 중엔 미국, 독일 등 외국인도 다수 포함돼 있다. 미 CNN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는 자체 영상 분석을 통해 "이미 4명의 인질이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동지역 전체로 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마스의 공격과 관련한 이란 배후설이 끊이지 않는 데다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교전도 시작됐다. 국제사회의 전쟁중단 호소나 중재 노력은 전혀 먹혀들지 않는 사이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130명뿐 아니라 가자지구에 거주 중인 민간인 230만 명의 목숨은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로 생존자들도 절체절명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기본적인 의약품, 식량 보급이 중단된 탓이다. 이집트도 자국 시나이반도와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를 잇는 국경 검문소를 폐쇄했다고 10일 밝혔다. 유엔은 난민 수가 18만 명에 이르렀다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헤즈볼라가 본격 참전할 경우 전쟁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1982년 남부 레바논을 점령한 이스라엘에 대항하기 위해 창설된 시아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는 2006년 한 달여간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인 바 있다. 지난 8일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을 향해 로켓과 박격포를 쐈고, 이스라엘은 다음 날 레바논에서 국경을 넘는 무장세력을 사살하고 헤즈볼라 초소들을 공격했다. 교전 과정에서 헤즈볼라 대원 3명, 이스라엘 장교 1명이 각각 사망하기도 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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