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7나노미터 칩 대량 생산 어떤 증거도 없다”
입력 2023.09.20 15:39
수정 2023.09.20 15:40
화웨이, 최신 칩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미국서 조사 중
미국 정부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를 탑재한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공개한데 대해 대량 생산 능력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반도체지원법(CSA)상 보조금을 받는 기업의 중국 사업 확장을 제한한 가드레일(안전장치) 최종 규정은 수주 안에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미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의 ‘반도체법 1년’ 청문회에 나와 화웨이의 스마트폰 발표에 “속상했다”(upset)며 “화웨이가 고성능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어떤 증거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이 우리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술을 발전시키는 능력을 막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앞서 지난달 29일 7㎚공정에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 9000s를 탑재한 '메이트 60프로'를 출시해 충격을 던졌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로 중국에서 5세대(5G) 고성능 스마트폰은 사실상 생산이 어렵다는 관측을 뒤집은 것으로 중국이 반도체 자립화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는 14㎚ 이하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고안된 것이다.
특히 화웨이가 신제품을 발표했을 당시 러몬도 장관은 중국을 방문하고 있던 시기여서 그를 더욱 곤혹스럽게 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러몬도 장관 방중 때 화웨이 스마트폰이 부활했다”며 “미국의 제재가 실패했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에 미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은 화웨이 휴대폰과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에서 제조한 것으로 알려진 7㎚ 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미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에 SMIC가 상무부로부터 공급 승인을 받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러몬도 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조사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회사(SMIC)가 미국 수출 통제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나타날 때마다 상무부가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반도체법 보조금 지원을 받기 위해 500개 넘는 투자의향서가 접수됐다며 반도체법에 포함된 가드레일의 최종 규정은 "수주 안에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원금의 단 1센트도 중국이 우리를 앞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무부는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 등 우려국에 첨단 반도체 시설을 새로 짓거나 기존 시설에 대한 신규 투자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의 가드레일을 공개했지만 일부 세부 내용을 확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