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진, 연기로 설득하는 배우 [D:PICK]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3.09.09 12:43
수정 2023.09.09 13:08

‘연인’ 초반 혹평 이어지기도

본격 전개 시작 후 쏟아진 응원

처음 도전한 사극에서 배우 안은진은 ‘어색하다’,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뼈아픈 지적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아쉬운 반응은 오래가지 않았다. 캐릭터의 진짜 서사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하면서는 부족함 없는 연기로 대중들을 완벽하게 설득시켰다. 배우는 연기로 말한다는 것을 안은진이 보여준 셈이다.


최근 MBC 금토드라마 ‘연인’이 파트1을 마무리하고 휴지기를 갖고 있다. ‘연인’의 파트2는 오는 10월 중 방송될 예정으로, 안타깝게 이별하게 된 이장현(남궁민), 유길채(안은진)가 어떤 애틋한 서사를 이어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이 드라마에서는 장현, 길채의 멜로는 물론, 격변을 겪으며 변화하고 또 성장하는 여러 캐릭터들의 활약이 함께 담기고 있다. 이렇듯 방대한 서사를 탄탄하게 그려나가면서 1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다. 당초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와 맞붙으면서 쉽지 않은 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본격 서사가 진행되면서부터는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를 크게 따돌리면서 완승했다.


특히 병자호란이 벌어지고, ‘연인’이 그리고자 했던 진짜 이야기가 펼쳐지기 전까지만 해도 ‘캐릭터와 안 어울리는 것 아니냐’라는 혹평을 받던 안은진의 활약도 시작됐다. 능군리에서 사내들의 시선을 끄는 데만 신경을 쓰는 양반댁의 딸로, 철없는 모습을 보여줄 때는 그가 어떻게 ‘연인’에 녹아들지 궁금증 반, 의심 반의 시선이 이어졌던 것.


그러나 길채가 소신 뚜렷한 장현에게 서서히 스며들던 중, 전쟁이라는 위기를 맞게 되고 이에 각성하는 순간을 단호한 눈빛으로 설득해 낸 것은 안은진이었다. 철없던 양반댁 딸에서 가족과 이웃을 지켜내는 강인한 청년의 면모를 갖추는 순간순간의 포인트들을 놓치지 않고 표현해 내면서 캐릭터의 성장을 납득시킨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철은 없지만, 당찬 면모를 가지고 있던 길채의 초반 튀는 모습까지도 이해시키면서 자신을 향한 혹평을 단번에 뒤집었다.


물론 ‘연인’의 중심인 장현과의 서사도 섬세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장현을 향해 스며들던 중 위기를 맞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 과정을 차근차근 그려내며 애틋함을 배가했다. 청나라로 떠났던 장현이 죽은 것으로 오해한 뒤 감정을 폭발시키는 클라이맥스 또한 시청자들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안은진은 지난 2020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에서 산부인과 레지던트 2년차 추민하 역을 맡아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었다. 이때도 일도, 사랑도 열정적으로 쟁취해 나가는 밝고, 당찬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에너지를 선사했었다.


가장 최근작인 JTBC 드라마 ‘나쁜 엄마’에서도 7살 아이가 돼버린 옛 연인 강호(이도현)과 다시 만나 사랑을 이뤄내는 과정에서 주체적인 면모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에선 이도현, 라미란과 비교해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낸 뒤 홀로 남아 쌍둥이 아이를 키워내는 강인한 엄마 미주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풍성함을 더했다. 작품 후반부, 강호-미주의 멜로에 응원이 이어진 데에는 미주의 다채로운 면모를 설득력 있게 소화해 낸 안은진의 활약이 컸었다.


이렇듯 연기력으로 캐릭터에, 또 작품에 입체감을 더하는 안은진이 ‘연인’의 파트2에서는 어떤 풍성한 연기로 즐거움을 선사할지 기대를 모은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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