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로그인] 서부발전, 'K-가스터빈 1호' 상업운전 시작…5번째 가스터빈 기술보유국 '정조준'
입력 2023.08.21 07:00
수정 2023.08.21 07:00
최초 국산 발전용 가스터빈 상업운전 돌입
실증 성공시 차세대 터빈 개발·수출 가속화
"K-가스터빈 성공 위해 전사적 역량 집결"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서부발전, ‘한국형 가스터빈 1호’ 김포열병합 상업운전 개시
한국서부발전이 최초 국산 발전용 가스터빈 상업 운전에 돌입했다. 상업 운전에서 전력공급 안정성이 입증되면 차세대 가스터빈 개발과 수출 경쟁력 확보에도 일조할 전망이다.
서부발전 김포열병합발전소는 지난달 28일 두산에너빌리티와 공동 개발한 270메가와트(MW)급 한국형 가스터빈(K-가스터빈)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서부발전은 2013년 시작된 ‘발전용 고효율 대형가스터빈 개발’ 국책과제에 발전공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발전 기자재 업체들과 협력한 결과 고유 기술 확보에 성공했고 이를 토대로 만든 K-가스터빈을 지난해 4월 발전소 건설 현장에 설치했다.
K-가스터빈은 기타 정밀 시공과 여러 시험을 거쳐 지난 3월 최초점화에 성공했다. 이후 연소조정시험과 출력변동시험, 비상정지시험 등 필수 운전시험과 법정 검사를 마쳤고 시운전 최종 관문인 240시간 연속 자동운전시험을 통과해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서부발전은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에서 이뤄진 제작공정 당시 터빈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기본 수량 외에 3000여 개의 계측기를 추가로 설치했다. 이를 통해 정격출력 상황에서의 운전 데이터를 미리 확보함으로써 터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성공적인 시운전을 이끌어냈다.
시운전 기간 서부발전은 기자재 특성에 맞는 유지·관리 기술을 축적해 K-가스터빈 운전·정비 절차서를 만들었다. 정비 기술 국산화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였다. 기존 발전용 가스터빈이 수입품이거나 해외 기술로 국내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노력이다.
김포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위해 대·중·소기업 약 240개사가 참여했으며, 그 결과 가스터빈 외에도 대부분의 부품과 기자재가 국산제품인 점은 주목할 만하다.
상업운전에 들어간 김포열병합발전소는 2025년 7월까지 계통에 연결해 가스터빈 실증운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차세대 K-가스터빈을 개발하고, 확보한 트랙 레코드(생산 이력)를 수출에 활용할 계획이다.
실증운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로 대형 발전용 가스터빈 설계·제작·운영·서비스 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된다.
특히 서부발전은 8월 둘째 주로 예상됐던 연중 전력수요 최대시점 이전에 김포열병합발전소 상업 운전을 시작함으로써 수도권 전력계통은 물론 국가 전력수급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전 직원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차질 없는 시운전을 이뤄냈듯 남은 단계에서도 안전에 유의하며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K-가스터빈의 성공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박형덕 사장의 품질경영 철학 반영…국제적 수준 맞는 품질경쟁력 확보
서부발전은 2021년 4월 박형덕 사장 취임 이후부터 품질경영 철학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제적 수준에 맞는 품질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품질=안전=신뢰도’라는 공식을 강조하며 CEO가 직접 현장리더십을 발휘한 결과,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글로벌 품질경영인 대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품질경쟁력우수기업 7년 연속, 국가산업대상을 4년 연속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이러한 대외적 품질경쟁력은 지난해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연속운전 세계 신기록 달성, 80MW급 가스터빈 수소혼소(50%) 세계 최초 상용화 실증사업 추진 등으로 이어졌으며, 올해는 김포열병합 발전소에까지 적용이 됐다.
김포열병합 발전소는 국산 가스터빈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현장인 만큼 실증을 통해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인했다. 김포열병합에 설치된 270MW급 가스터빈은 1500°C 이상의 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H급 터빈이다.
서부발전은 김포열병합 발전소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부터 시공, 기자재조달까지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기초 건설자재, 건설 중장비, 안전 시설물, 작업자 안전용품은 모두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반입됐다.
특히 ‘김포열병합 건설 용접부 특수작업 비파괴 현장 실증’, ‘건설 품질검사 표준 가이드 개발’, ‘원-플랫폼 품질업무시스템 구축’ 등 보다 강화된 안전규격 품질관리체계를 적용했고,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경영진의 수시 현장점검 등 안전시공에 힘썼다.
완벽한 품질 확보를 위해 전문 인력의 질도 제고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건설사업 중장기 품질검사 로드맵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품질검사 전문인력을 양성했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초고온에서 견딜 수 있어야 하고, 수천여 개의 소모성 정밀 부품이 사용된다. 정밀 부품에 대한 까다로운 품질검사만이 실패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부적합 사항을 조기에 발견해 개선했다.
그 결과 부품불량률 0%를 달성해 품질신뢰도를 만족시켰다. 서부발전은 향후 구미와 공주 등 신규 사업 건설지역에도 품질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은 “한국형 가스복합발전소의 성공적인 실증사업을 통해 국산 가스터빈이 기술적 자립을 이룰 경우 향후 외산에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 전력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라며 “한국형 가스복합발전의 해외수출을 목표로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