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명 'MBC 새 기자회' 출범…"적지만 작지 않다, 공정보도 가는 가장 올곧은 통로 될 것"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3.07.17 21:01
수정 2023.07.18 06:56

"검언유착 편파보도 등 불공정 보도 방관한 기자들부터 처절히 반성하고 철저하게 거듭날 것"

"무엇보다 MBC뉴스의 공정성 회복…균형 있고 불편부당한 뉴스 지향하며 정치 세력과의 결탁 배격"

"어떤 외압이나 내부 혼란에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버팀목 될 것…보다 많은 기자들의 동참 호소"

"새 기자회 문, 모든 MBC 기자에게 열려 있어…지금 변하지 않으면 MBC뉴스 미래는 없다"

7월 17일 MBC뉴스의 공정성 회복을 기치로 MBC 새 기자회가 출범했다.ⓒMBC 새 기자회

MBC 소속 기자 39명으로 이뤄진 'MBC 새 기자회(새 기자회, 회장 현원섭·정병화 기자)'가 17일 출범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새 기자회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MBC뉴스를 반성합니다'. 2017년 12월 26일, 최승호 사장 체제의 뉴스룸은 통렬한 반성으로 새로운 <뉴스데스크>를 시작했다. '공영방송다운 뉴스가 무엇인가를 늘 고민하면서 권력이 아닌 시민의 편에 서는 뉴스가 되겠다'고 다짐했다"며 "그 후 5년 7개월. MBC뉴스는 어떠했는가. '딱 보니 100만'이라는 보도국 수장의 말로 상징되는 조국 수호 보도, 결국 '권언유착' 보도로 드러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최경환 신라젠 투자 오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수개월 동안 계속된 편파 보도 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을 만큼의 불공정 보도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취재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해 형사처벌되는가 하면 '삼선 슬리퍼'를 신고 나와 출근길 대통령 뒤통수에 대고 고함을 지르는 등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마저 내팽개쳤다. 좌파 성향 유튜버가 넘긴 '김건희 녹취록'을 그대로 틀어대며 유튜브 하청방송을 자처했고 야당 의원에게서 받은 장관 후보자의 개인 정보를 유튜버에게 넘겨 뉴스룸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MBC 새 기자회 회장인 정병화 기자(왼쪽)와 현원섭 기자(오른쪽).ⓒMBC 새 기자회

새 기자회는 "무엇을 위해 그랬는가. 논객 진중권은 '대안적 사실을 창출하며 특정 정파의 해결사 노릇을 한다'고 MBC뉴스를 정의했다. 진보 언론학자 강준만은 '조국 수호' 보도를 진두지휘했던 박성제 전 사장을 향해 "왜 세상 바뀌었다고 정파적 보도의 선두에 서야한단 말이냐"고 탄식했다"며 "MBC뉴스는 '정부의 입이 되어 권력에 충성했고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을 배신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런 보도에 참여하고 방관한 우리 기자들부터 처절히 반성하고 철저하게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 오늘 출범하는 새 기자회에는 39명이 뜻을 모았다. 적지만 작지 않다"며 "우리는 무엇보다 MBC뉴스의 공정성을 회복할 것이다. 균형 있고 불편부당한 뉴스를 지향하겠다. 어떤 정치 세력이나 정파성 강한 집단과 결탁하지 않고, 오직 사실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를 추구할 것이다"고 공표했다.


아울러 "새 기자회는 공정보도로 가는 가장 올곧은 통로이자, 어떤 외압이나 내부의 혼란에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려 한다. 새 기자회의 문은 MBC 모든 기자들에게 열려 있다"며 "보다 많은 기자들이 함께 할 때 'MBC뉴스의 공정성 회복'이라는 목표 달성은 빨라질 수 있다. 많은 기자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MBC뉴스에 정말 미래는 없다"고 촉구했다.


이날 출범식에서 새 기자회 정병화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퓰리쳐상’을 수상한 문화비평가 미치코 가쿠타니는 자신의 책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2019)에서 ‘사람들은 무엇이 사실인지보다 무엇을 사실이라고 믿는 게 편리한 지에 더 관심을 둔다’고 지적했다. 그의 진단은 지금의 MBC뉴스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불편부당하게 사실을 전함으로써 공정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새 기자회의 한 관계자는 "새 기자회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는 이념과 진영, 정파와 노사를 떠나 기자의 본령과 언론의 본분을 회복하고 구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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