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시장에 넘쳐나는 외식 프랜차이즈 매물…흥행여부 ‘글세’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3.05.10 07:21
수정 2023.05.10 07:21

매력적인 매물 넘치지만 새주인 찾기 난망

인수금융 시장의 냉각화‧운영 자율화 등 발목

외식업계 과당경쟁‧위생이슈 등 불확실성도 커

매드포갈릭, 롯데몰여수점 ⓒ매드포갈릭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외식 프랜차이즈 매물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세계적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경기침체 등의 여파가 외식업 시장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매력적인 매물은 넘치지만 상반기가 다 가도록 산다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은 최근 삼정KPMG를 엠에프지(MFG)코리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드포갈릭 매각에 나섰다. MFG코리아는 매드포갈릭 운영사다. 1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어펄마캐피탈은 2018년 한 차례 MFG(엠에프지)코리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마땅한 원매자를 찾지 못하면서 매각을 중단했다. 이후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지난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본격화되자 외식업계 역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재도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M&A 시장에 나와 있는 외식업체는 수두룩하다. 대표적으로 한국 맥도날드와 맘스터치 등이 있다.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들 업체들을 중심으로 유례없는 햄버거 M&A 대전이 펼쳐졌으나, 상반기가 다 가도록 매각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다만 업체별 크고 작은 변화는 일어났다. 1년 가량 새 주인을 찾아온 햄버거 프랜차이즈업계 빅3인 KFC의 매각이 성사됐다. 그러나 매각가 5000억원 이상이 거론된 대형 M&A였던 한국맥도날드와 맘스터치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조율에 실패하면서 매각 협의가 중단됐다.


마땅한 인수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인상의 여파로 돈줄 역할을 하는 인수금융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M&A 인수자들의 자금줄이 말랐다. 자금을 구하지 못해 딜 클로징(거래종결)이 예정보다 미뤄지거나 딜 자체가 깨지는 경우도 허다했다.


협상 조건이 맞지 않아 인수를 포기한 이유도 뒤따른다. 맥도날드의 경우 맥도날드 글로벌 본사의 엄격한 운영 지침에도 맞춰 운영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협상에 이러한 부분들이 큰 걸림돌이 됐다는 관측이다. 운영 자율권이 너무 적은 것이 거래 불발의 원인이 됐다.


서울 시내 맥도날드.ⓒ뉴시스

외식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이들 업체들의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당경쟁, 인건비 및 임대료 상승, 민감한 소비 트렌드의 변화 등 부정 요소가 수두룩 한 데다, 시장의 진입과 퇴출 역시 자유롭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당분간 고금리 시대가 계속되고,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M&A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데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아야 한다는 이유도 크다.


패스트푸드 시장의 경우 매년 터지는 위생 안전 이슈도 문제다. 하루가 멀다 하고 햄버거에서 이물질이 나오면서 소비 주도권을 가진 엄마들이 외면하고 있어서다. 주요 업체들은 뒤늦게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브랜드는 크게 늘었고, 한 번 떠난 소비자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다만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거나 사업 재편을 노리는 기업·사모펀드 등은 지금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경기 침체 또는 불황기에 M&A는 산업·기업의 경영 효율화나 사업 재편의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M&A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경기 회복에 마중물도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리오프닝으로 외식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매각이 성사되고 전략을 잘 짜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경제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쉽게 이해관계가 맞는 인수 상대자를 찾기란 생각보다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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