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웃지 못한 이승엽 감독, 비는 삼성 편이었나
입력 2023.04.28 08:34
수정 2023.04.28 08:34
대구 원정 나선 이승엽 감독, 이틀 연속 한 점차 패배
화요일 내린 비로 취소된 경기, 삼성에 유리하게 작용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사령탑 취임 이후 처음 찾은 친정 대구서 2연패를 당했다.
두산은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6-7로 뼈아픈 역전패를 기록했다.
전날 삼성에 영봉패(0-1)를 기록했던 두산은 이틀 연속 한 점차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특히 두산과 삼성의 주중 맞대결은 ‘라이언킹’ 이승엽 두산 감독의 첫 친정 방문으로 시작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두산 사령탑으로 부임했지만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삼성의 상징적인 인물과도 같았다. KBO리그 선수 시절 이 감독은 삼성에서만 46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국민타자’라는 칭호도 얻었다.
일본 진출 이후 KBO리그에 복귀했을 때도 그의 선택은 당연히 삼성이었고, 현역 시절 달았던 등번호 ‘36’은 은퇴 후 구단 영구결번으로 남았다.
삼성의 레전드였지만 두산 사령탑으로 친정 팀과 얄궂은 만남은 피할 수 없었다.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옛 정은 이 감독에게 사치였을지도 모른다. 그 역시 경기를 앞두고 “공과 사는 확실하게 구분해야 될 것 같다”며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친정 팀 삼성과 역사적인 맞대결을 앞두고 있던 지난 25일 뜻밖에 변수가 생겼다.
오전부터 계속 내린 비가 오후에는 굵어지면서 결국 경기가 취소됐다. 팬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이승엽 더비’는 하루 연기됐다.
원래대로 화요일 경기가 진행됐다면 시즌 첫 ‘이승엽 더비’는 두산 김동주와 삼성 이재희의 5선발 맞대결이었다. 예정대로 경기를 했다면 4연패 중인 삼성보다는 3연승을 내달리던 두산이 좀 더 유리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비로 인해 양 팀의 선발 로테이션이 조정됐고, 이는 결과적으로 삼성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다.
라울 알칸타라와 데이비드 뷰캐넌의 외국인 1선발 대결로 치러진 수요일 경기에서는 팽팽한 투수전 끝에 삼성이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이승엽 감독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먼저 패한 두산은 27일 경기서 2회에만 5득점 빅이닝에 성공하며 설욕에 나서는 듯 했다. 하지만 6-3으로 앞서던 7회말 2사 만루 위기서 오재일에 통한의 역전 만루포를 허용하며 다 잡은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기대와 설렘을 안고 나선 첫 대구 원정은 이승엽 감독에게 쓰디 쓴 기억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