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돈봉투' 수사가 정치 탄압? 승부조작 수사는 스포츠 탄압인가"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3.04.21 16:38 수정 2023.04.21 17:11

한동훈 "검찰이든 누구든 민주당 관계자에게 돈 봉투 뿌리는 대화 억지로 시키지 않았다"

"선거 앞두고 수백만원 뿌린 것이 중요하지 않은 범죄인가?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평범한 국민은 선거 관련 몇 만원만 주고 받아도 구속돼 감옥가고 받은 돈의 50배 토해낸다"

"매번 국민의 대표라면서…황당한 말씀 하시는 분들은 어느 나라 국민을 대표하시는 거냐"

한동훈 법무부 장관.ⓒ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일각에서 야당 탄압을 위한 검찰의 기획 수사라는 주장을 하는 데 대해 "승부조작 수사는 스포츠 탄압인가"라고 반문했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민주당 내부 반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대답했다.


한 장관은 "기획이라는 음모론을 말씀하셨는데, 검찰이든 누구든 그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돈 봉투 뿌리는 대화를 하라고 억지로 시키지 않았다"며 "녹음하라고 억지로 시키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고 정치 탄압이라고 이야기했던데, 의원 매수를 수사하는 것을 가지고 정치 탄압이라 한다면 승부 조작을 수사하면 스포츠 탄압이 되느냐"라고 되물었다.


돈 봉투 살포가 '정치권 관행'이라는 취지의 주장에 대해서는 "구체적 범죄 혐의나 수사 상황을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수백만원씩 돈을 뿌린 것이 '중요하지 않은 범죄'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틀린 말이고 한마디로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한민국 평범한 국민은 선거와 관련해서 몇십만원, 몇만원을 주고받아도 구속돼 감옥에 가고 받은 돈의 50배를 토해내야 한다"며 "매번 국민의 대표라고 하시지 않느냐. 그런 황당한 말씀을 하시는 분들은 어느 나라 국민을 대표하시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검찰에서 의도적으로 녹취록을 유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만약에 정말 검찰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벌써 고소·고발하지 않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이런 비슷한 것에서, 전혀 아무리 근거가 없는 경우에도 중앙지검 검사들을 피의사실 공표 등으로 고소·고발 많이 하지 않았나. 이건 안 하신다"라고 덧붙였다.


한 장관은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돈 봉투 의혹 사건의 '최종 수혜자'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 문제와 관련해서는 "개별적인 수사 사건에서의 대상자 소환 문제를 법무장관이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한 장관은 전세 사기 범죄에 대해서는 "단순하게 금전사기 문제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터전을 바로 잃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며 "범죄자들은 반드시 상응하는 형을 받도록 노력할 것이다. 피해복구가 최대한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 방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 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늘 하던 이야기"라며 "어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방편으로 수사나 특검이 활용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반론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대답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