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아들 학폭 의혹 '활활'…"사실무근" vs "청문회 열자"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3.04.07 00:00
수정 2023.04.07 00:00

장예찬 "운천고 졸업생 폭로글 발견"

피해자, 몰카·조리돌림·욕설 등 주장

시기·장소 특정 및 상황 나와 신빙성

안민석 "학폭 없었다…책임 물을 것"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9년 4월 이른바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를 자처한 윤지오 씨와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사실관계 파악'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으로 안 의원이 누구보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교폭력 의혹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해왔던 만큼 단지 "학폭은 없었다"는 해명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6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오산 운천고 졸업생이라고 밝힌 여성이 학폭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사과를 요청하는 글을 올린 게 발견이 됐다"며 "사실 여부에 대해서 안 의원이 책임 있는 답변을 해주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장 최고위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0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누구 인생 망치려는 게 아니고 사과 한 번 떳떳하게 받아보고 싶다"며 안 의원 아들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었다.


피해자는 글에서 안 의원 아들이 자신과 남자친구의 데이트 장면을 몰래 촬영했으며, 자신과 남자친구가 함께 찍은 사진 등을 캡처해 단체 카카오톡 방에 공유해 조리돌림을 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동아리실에 친구들과 함께 단체로 욕설을 하는 등 위력을 행사했다고도 말했다. 정확한 시기와 장소, 구체적인 정황 설명이 담겨 신빙성을 더했다. 피해자는 글 말미에 운천고 졸업 앨범 표지를 올려 자신이 졸업생임을 강조했다.


안민석 의원은 "확인 결과 학폭은 없었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논란이 커지자 안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확인도 없이 한 사람을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한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행위"라며 "장예찬은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하지만 장예찬 최고위원은 "길게 말할 것 없이 일단 국회에서 안민석 청문회부터 열고 보자"며 물러서지 않고 받아쳤다. 국가수사본부장 직을 사퇴하고 민간인 신분이 된 정순신 변호사와 아들에 대해 국회 청문회를 강행했던 게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장 최고위원은 "피해자가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알렸다면 아들 말만 믿고 '사실이 아니다'고 할 게 아니라 사과하고 꾸짖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며 "해당 게시글에 대한 안 의원의 입장을 정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윤지오 논란 소환…빵셔틀? "시킬 수 있지" 발언도 조명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뿐만 아니라 논박 과정에서 안민석 의원의 과거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일거에 소환되며 안 의원을 더욱 궁지로 몰았다. 고(故) 장자연 씨 성 접대 강요 의혹 사건의 증언자를 자처했던 윤지오 씨를 '의인'으로 치켜세우며 국회에서 출판기념회까지 주선했던 게 대표적이다. 윤씨는 명예훼손·사기 등 혐의로 고발되자 캐나다로 도피한 뒤 적색수배자가 됐음에도 귀국하지 않고 있다.


특히 2011년 11월 국회 상임위에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논의 당시 소위 '빵셔틀' 문제에 대해 "그것을 시킬 수 있지 뭐"라고 말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학교폭력에 대한 안 의원의 인식 수준이 상당히 낮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안 의원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 시점인 2012년과 비슷한 시기다.


이밖에도 지역구 기업 대표를 향해 욕설 문자를 보내거나, 지역 향우회 야유회에서 자치단체장에게 노래를 부르면 예산 100억원을 내려주겠다고 하는 등 설화가 적지 않다.


장 최고위원은 "빵셔틀이 문제없다는 안민석 의원을 따라서 아들이 학폭을 한 것이냐"며 "학폭에 관대한 부전자전이 심히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평소 폭행과 욕설에 관대하신 편이라는 것은 잘 알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천문학적이라던 최순실 재산은 다 찾았나. 국민 사기꾼 윤지오 씨와 요즘도 안부를 묻고 의인으로 추앙하고 있는가. 혹여 아직도 지역 향우회 야유회에 가서 자치단체장에게 노래를 부르면 예산 백억을 내려주겠다고 하고 있나"라고 반문한 뒤 "팩트도 없이 막말과 저주를 퍼부으며 음모론을 설파하고 정치선동만 하면 '무탈하겠나', '아마도 감옥 갈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안 의원의 발언을 그대로 되돌려줬다.


안 의원은 앞서 지난 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지게 되면 레임덕이 있지 않겠느냐. 그렇게 되면 차기 정권을 야당에게 다시 빼앗길 것"이라며 "그러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무탈하겠나. 아마 감옥 갈 것 같다"고 말해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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