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사' 이제는 백현동이다…檢 김인섭과 교류 정황 확보중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입력 2023.02.10 11:18
수정 2023.02.10 11:22

서울중앙지검, 지난 7일 성남시청 등 40여곳 압수수색…관련자 소환 준비

경찰, 김인섭-정진상 115번 통화 사실 파악…유동규 "김인섭 식당서 이재명 등과 친분 쌓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백현동 사업도 수사 대상에 포함 시키고 있다. 백현동 의혹의 '키맨'은 이 대표 측과 개발업자 사이에서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되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인데, 검찰은 백현동 사업 기간 이 대표와 김 전 대표 사이의 교류 정황을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는 중이다.


1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지난 7일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 백현동 사업 시행사인 아시아디벨로퍼 사무실 등 4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당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며 관련자 소환을 준비 중이다. 앞서 경찰은 사업이 진행되던 2014~2015년 김 전 대표가 이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115차례 통화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이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2008~2009년 김 전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에서 이 대표, 정 전 실장을 수차례 만나 친분을 쌓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7일 "과거 이 대표를 도우면서 친분이 있었지만,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 관계가 나빠졌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정 전 실장과 115차례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업과의 관련성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김 전 대표가 2010년 이후에도 이 대표 측과 좋은 관계를 이어갔던 것으로 의심 중이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1월 한국하우징기술을 설립하고 백현동 사업에 관여했다. 같은 달 성남시는 백현동 부지 용도를 한꺼번에 4단계(자연녹지 → 준주거지역)나 상향했고, 부지 개발이익 3000억원은 전부 민간사업자에게 돌아갔다.


검찰은 이같은 내용을 특혜로 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백현동 민간사업자들이 특혜를 받게 하는 대가로 70억원의 뒷돈을 이들로부터 받기로 했고, 일부는 챙긴 혐의(알선수재)를 받는다.


검찰보다 먼저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로비의 '윗선'은 포착하지 못했다. 이에 '윗선' 규명은 검찰의 몫이 됐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백현동 사업 관련 배임 의혹을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에 관해서는 '1822억원을 환수해 성남시민에게 돌아갔다'고 항변하지만, 백현동 사업에 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야당은 "검찰이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40여 곳을 압수수색한 건 보여주기식 (수사)"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에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위례신도시, 대장동, 백현동, 정자동 등 유사한 개발사업에서 특혜 의혹이 계속되고 있고, 상당 부분 드러났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대응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두 번째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대장동 관련 조사도 내용이 많은 만큼. 검찰은 백현동 사업 관련 조사를 위해 이 대표를 추가 소환할 수도 있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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