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4월 북한 전략도발 가능성 주시
입력 2023.02.01 15:16
수정 2023.02.01 15:28
위성 발사 예고한 北
한미, ICBM 도발로 간주할 듯
북한이 오는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은 관련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연말 개최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지시한 만큼, 관련 도발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조태용 미국주재 한국대사는 31일(현지시각)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간담회를 열고 "북한은 작년 전례 없는 수준의 미사일 발사와 재래식 도발을 감행한 데 이어 새해에도 강대강 기조 하에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위협을 고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한미 두 나라는 새해에도 외교·군사·경제·정보 등 모든 측면에서 빈틈없는 공조를 통해 북한의 각종 도발에 대한 억지 및 대응 태세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물리적 준비가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판단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북한에서 최근 핵실험 관련 언급이 잦아든 데 대해선 기술적 필요성, 중국 측의 강한 반대 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개발 시점으로 못박은 4월께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위성 기술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일맥상통하는 만큼, 한미는 북한의 위성 발사를 ICBM 도발로 간주할 전망이다.
앞서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북한이 최근 고체엔진 관련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전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가 30일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함경남도 함주군 마군포 엔진시험장에 하루 사이 검게 그을린 자욱이 생겨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9일 오전 10시 53분 촬영된 사진에는 없던 그을음이 30일 오전 9시 3분 사진에는 선명히 담긴 것이다.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우주개발(위성) 발사 프로그램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적이 없는 만큼, 이번 시험을 미사일 프로그램용으로 본다"면서도 "위성발사용 로켓 추진체 개발이 목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성 발사를 위해서든 신형 ICBM 개발을 위해서든 북한이 고체엔진을 시험한 것이 맞는다면, 관련 시험은 1달 반 만에 재개된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 참관 하에 지난해 12월 1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신형 엔진시험이 신무기 도발로 이어진 전례가 있다며 조만간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새로 개발한 엔진의 소위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이후, 이를 적용한 신형 유도무기를 대략 2~4개월 전후로 공개하거나 시험발사하는 전례가 있었다"며 "이르면 2023년 2월에서 늦어도 상반기 내에 신형 고체연료엔진을 공개 및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다음주에 △일당백 구호 제시 60돌(2월6일) △인민군 창건일(2월8일) 70주년 등 북한 주요 기념일이 몰려있어 관련 무기체계를 대규모 열병식에서 공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