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이 쓸어 담는 반도체-은행株, 주가 가파른 상승세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3.01.18 16:41
수정 2023.01.18 16:42

순매수 상위 톱 4 삼전·SK하이닉스·하나·신한

주가도 두 자릿수 안팎에서 20% 이상 오름세

업황 바닥론에 규제 완화·주주환원 기대감 작용

외국인들이 대규모 매수세를 보이는 반도체와 은행주들의 주가가 연초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새해 들어 연초부터 외국인들이 반도체와 은행주들을 쓸어담으면서 주가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 바닥론과 은행들의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주가의 탄력을 높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새해 들어 이날(1.2~18)까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11거래일간 1조70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두 번째로 많은 종목은 SK하이닉스(3970억원)로 두 반도체 종목의 외국인 매수규모는 1조4676억원에 달한다.


이는 직전 월이었던 지난해 12월 외국인이 이들 두 종목을 각각 7489억원(삼성전자)과 5430억원(SK하이닉스)어치를 팔아치우며 순매도 1·2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게 했던 것과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다.


은행주도 외국인들이 올해 많이 사들이는 종목이다. 하나금융지주(1790억원)와 신한지주(1746억원)는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세 번째와 네 번째 종목이고 KB금융(1356억원)도 일곱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10위·853억원)까지 포함시키면 순매수 상위 톱 10에 은행주만 4종목이다.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반도체와 은행주들은 올 들어 주가도 우상향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향후 기대감을 키우는 우호적인 환경까지 뒷받침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반도체는 업황 부진 지속에도 업황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다. 실적보다 선행하는 주가를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 주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일만 남았다는 기대감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은행은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대폭 완화와 함께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기관들도 많이 매수하고 있는데 SK하이닉스(2위·1277억원), KB금융(5위·832억원), 신한지주(6위·697억원), 카카오뱅크(10위·485억원) 등은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들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9.22%(5만5300원→6만400원)와 13.47%(7만5000원→8만5100원) 상승했다.


특히 18일 양사 주가가 각각 전일대비 0.98%와 1.05% 하락했음에도 나온 수치라는 점에서 최근 가파른 오름세가 잘 나타난다.


이같은 양상은 은행주들도 마찬가지다. 하나금융지주는 주가가 21.52%(4만2050원→5만1100원) 오른 것을 비롯, KB금융과 신한지주도 각각 20.62%(4만8500원→5만8500원)와 21.30%(3만5200원→4만2700원) 상승하는 등 연초 대비 주가가 20% 이상 뛴 상태다.


JB금융지주도 올 들어 상승률이 28.64%(7890원→1만150원)에 달하고 우리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도 각각 10.82%(1만1550원→1만2800원)와 13.37%(2만4300원→2만7550원)의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은행주들의 주가 급등은 시중금리 및 환율 안정화에 따른 금융시스템 리스크 완화, 부동산 규제 해제 이슈, 배당 확대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환원 캠페인이 배당 기대감을 크게 촉발시킨 것이 주가 상승을 견인한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이후 외국인들이 국내 은행주를 연일 대규모로 순매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수세도 당분간 추세적인 방향성을 가질 여지가 높다는 점에서 배당 기대가 현실화될 경우 멀티플(multiple) 레벨 업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지수, 원·달러 환율,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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