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틀어진 CATL 美 진출…K-배터리 ‘독무대’되나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3.01.19 06:00
수정 2023.01.19 06:00

美 버지니아주, CATL-포드 합작공장 유치 거절

포드와 우회해 美 진출 노린 CATL, 현지 분위기는 '싸늘'

점유율 1위 CATL 난항으로 韓 배터리 기업 기대감은 ↑

삼성SDI의 PRiMX 배터리ⓒ삼성SDI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을 시작으로, 중국 배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 계속해 난항을 겪으면서, K-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덕에 K-배터리가 북미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쥘 수 있단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미국 내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을 위해 미시간과 버지니아주에서 부지를 검토했으나, 버지니아주가 공장 유치를 거절했다.


이는 ‘반(反)중국’ 정서 때문으로, 버지니아주는 포드와 중국의 협력 관계가 안보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IRA 시행으로 미국 진출 계획이 틀어졌던 CATL은 포드와 손잡고 기회를 다시 노렸으나, 여전히 상황이 만만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은 북미 진출을 앞두고 IRA이 제정되자 투자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후 포드와 중국 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미국 행정부 눈을 피하기 위해 포드가 합작 공장 지분 100%를 소유하고, CATL은 공장 운영과 셀에 들어가는 기술만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런 ‘꼼수’도 안통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미시간주도 공장 유치를 거절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미국 보수진영에서 양사의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탐탁치 않게 바라보고 있단 업계 전언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RA 자체가 중국을 견제하고자 만든 법인데, 아무래도 북미 진출 계획을 진행하기엔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부지선정이 가장 먼저 이뤄지는데, 부지조차 선정하기 힘들다면 공장을 올리기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CATL의 미국 진출 계획이 다시 한번 제동에 걸리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의 전망은 더욱 밝게 그려지고 있다. 전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입김이 센 중국 기업이 전기차 성장세가 큰 미국 시장을 잡지 못한다면,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IRA 자체가 한국 배터리 업계에는 실보다 득이 크다는 게 전체적인 전망”이라며 “그 중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중국 기업들의 확장세를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터리를 제대로 하는 국가라면 중국, 한국, 일본 정도인데 가장 큰 경쟁 상대를 제칠 수 있으니 한국 기업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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