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댄스’ 박항서, 숙적 태국 꺾고 유종의 미 거두나

베트남과 이별을 앞두고 있는 박항서 감독이 라이벌 태국을 상대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오는 13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9시 30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국립경기장에서 태국을 상대로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결승 1차전을 치른다.

이어 16일 오후 9시 30분 태국 원정서 결승 2차전을 갖는다. 우승 팀은 1·2차전 합계 점수로 가리게 된다.

박항서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 지휘봉을 내려놓기 때문에 우승이 더욱 간절하다. 지난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박항서 매직’으로 베트남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그는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사상 첫 4강, 2018년 AFF 스즈키컵 우승, 2019년 아시안컵 본선 8강 진출 등을 이뤄내며 베트남의 ‘국민영웅’으로 떠올랐다.

또한 2019년과 2021년 베트남 U-23 대표팀을 이끌고 동남아시안(SEA) 게임 2연패를 이뤘다. 여기에 본선 진출은 실패했지만 베트남을 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으로 올려놓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서 큰 인기와 전폭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2018 스즈키컵 우승이다. 당시 박 감독은 미쓰비시컵의 전신인 이 대회에서 베트남을 10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었다.

‘박항서 매직’의 시작을 알린 이 대회에서 그는 우승으로 베트남과의 5년 여정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공교롭게도 결승 상대는 동남아축구 최대 라이벌인 태국이다.

태국은 이 대회 최다 우승(6회)팀이자 ‘디펜딩 챔피언’이다. 베트남은 2020년 스즈키컵 준결승에서 태국에 1·2차전 합계 0-2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이로 인해 이번 결승 대결은 설욕전의 의미도 담겨 있다.

결승전은 ‘창과 방패’의 맞대결이 될 전망이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6경기서 상대에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이번 대회 유일한 무실점 팀이다.

반면 태국은 조별리그에서 참가 팀 중 최다인 13골을 몰아쳤다. 준결승 2차전에서는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3골을 몰아치며 김판곤 감독에게 탈락의 아픔을 안기기도 했다.

만만치 않은 태국을 상대로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 마지막 우승을 안기고 웃으며 떠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