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감독 일내나’ 태국 잡고 내친김에 우승?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3.01.08 00:16
수정 2023.01.08 07:49

디펜딩 챔피언 태국 물리치고 준결승 1차전 승리

결승 진출하면 한국인 감독들 간의 맞대결 성사

홈팬들에게 준결승 1차전 승리를 안긴 말레이시아. ⓒ AP=뉴시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가 통산 두 번째 AFF 챔피언십(미쓰비시 컵) 우승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말레이시아는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AFF 챔피언십’ 태국과의 4강 1차전 홈경기서 1-0 승리했다.


이로써 1차전 승리를 따낸 말레이시아는 오는 10일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경기장에서 예정된 원정 2차전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 진출을 확정하게 된다.


말레이시아는 태국을 상대로 열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태국은 지난 대회 챔피언인데다가 이번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무패(3승 1무)에 이어 본선에 오른 국가들 중 최다 득점(13골)의 막강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맞이하는 말레이시아의 김판곤 감독은 경기 전 “태국의 개인기가 위협적이긴 하지만 홈 이점을 최대한 살릴 것”이라며 조직력으로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경기는 김판곤 감독 뜻대로 흘렀다.


말레이시아는 전반 11분 후방에서 올라온 롱 패스를 받은 루벤티란 벤가데산이 머리로 살짝 떨궈주자 쇄도해 들어오던 파이살 할림이 오른발을 갖다 대며 태국의 골망을 갈랐다.


경기 초반 일격을 당한 태국은 총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선취 득점을 지키려는 말레이시아의 밀집 수비를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덧없는 시간만 계속해서 흘렀다.


급기야 말레이시아는 후반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태국 골키퍼의 실수를 틈 타 추가골까지 성공시킬 뻔 했다. 하지만 주심은 득점 이전 말레이시아의 반칙이 있었다며 골 취소를 선언했다.


결승골을 넣은 파이살 할림. ⓒ AP=뉴시스

이날 태국은 72.3%의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기록했고 슈팅 숫자에서도 18-5(유효 슈팅 4-1), 코너킥 기회 역시 9-2로 크게 앞섰으나 가장 중요한 골을 터뜨리지 못하며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지난해 초 대한축구협회를 떠나 말레이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김판곤 감독은 빠르게 팀을 만들어갔고 이번 대회에서도 베트남과의 조별리그서 패한 것을 제외하면 화끈한 경기 스타일을 선보이면서 이변 연출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AFF 챔피언십은 디펜딩 챔피언 태국이 가장 많은 6회 우승을 차지하고 있으며 싱가포르가 4회, 베트남 2회, 그리고 말레이시아가 2010년 유일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바 있다.


만약 김판곤 감독이 말레이시아를 결승으로 이끈다면 2018년 이후 5년 만이며 13년만의 우승에 도전하게 된다. 그리고 결승전 무대는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또는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가 될 전망이라 한국인 감독들 간의 지략 대결도 성사될 수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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