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나경원…이재오·홍준표 "하나만 충실하라" 압박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3.01.07 14:42
수정 2023.01.07 14:42

나경원 저출산 대책에 대통령실 심기불편

"공직과 출마 저울질? 정부 욕보이는 일"

"윤심은 나 부위원장은 안 된다로 정리"

홍준표 "두 자리 놓고 설치면 손절될 수도"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가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당내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장관급에 해당하는 직책을 받았으면 해당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임명권자에 대한 예의라는 점에서다.


특히 전날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의 '출산 시 대출금 탕감 검토 중'이라는 발표에 대해 "개인 의견일 뿐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은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대통령실은 정무와는 무관한 정책적 측면이라고 설명했으나, 정치권에서는 '윤심'이 나 부위원장에 있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공직자가 공직에 충실해야지 다리는 공직에 걸쳐놓고 당 행사나 모임에 가서 마이크 잡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임명권자는 그 직을 임명할 때는 나중에 출마 안 할 거라고 생각하고 줬을 텐데 맨날 당에 가서 놀고 하는 것은 정부를 욕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본인이 연말쯤 대통령을 만나 의견이 어떻든 간에 '임명해 준 것 고맙다' '제 역할을 충실이 못했다' '그만두고 대표 나가겠다' 그러면 깨끗했다"면서 "여러 군데 흙탕물 쳐놓고 이번에 발표도 (갑작스럽게) 하니 대통령실은 황당할 게 아니냐. 그러니까 (선을 그은 것은) 대통령의 뜻이라고 봐야 한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나 부위원장은 당대표에 나가든 말든 안 된다(는 게 윤심)"이라며 "한마디로 정리하면 그 정리를 본인이 자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권은 좌파 포퓰리즘 정책은 배격한다고 선언한 것을 모르고 (나 부위원장이) 그런 정책을 발표했거나 한번 튀어 보려고 혼자 생각하고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관료로서는 지극히 부적당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실의 경고를 새겨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두 자리를 놓고 또 과거처럼 기회를 엿보면서 설치면 대통령실도 손절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어느 자리든 한자리에만 충실할 것을 권한다"고 충고했다.


이에 앞서 친윤으로 분류되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자리를 맡은지 3개월이 안 됐는데 이걸 접고 당대표에 나온다면 (대통령에게) 굉장히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출마를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지금 하는 일도 충분히 너무나 유의미하다"며 공개적으로 만류하기도 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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