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할매글꼴' 인기 고공행진…윤석열 대통령 연하장에도 등장
입력 2023.01.02 15:41
수정 2023.01.02 15:48
한컴·MS오피스 탑재 이어 대통령 연하장에 사용
권안자 할머니 "이제 죽어도 여한 없어"
김재욱 칠곡군수 "칠곡할매글꼴, 한글 역사에 큰 발자취…다양한 상품 개발해 나갈 것"
한글을 막 깨친 할머니들의 손글씨가 담긴 '칠곡할매글꼴'이 윤석열 대통령 연하장에 등장했다.
2일 칠곡군에 따르면 칠곡할매글꼴은 한컴오피스, MS워드와 파워포인트 정식 글씨체 등록에 이어 윤 대통령의 연하장 글씨체로 사용됐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새해를 맞아 공무원들에게 보낸 연하장의 서체로 이 칠곡할매글꼴을 사용했다.
연하장에는 "76세 늦은 나이에 경북 칠곡군 한글 교실에서 글씨를 배우신 권안자 어르신의 서체로 제작되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자신의 글씨체가 대통령 연하장에 사용됐다는 소식을 접한 권안자 할머니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칠곡할매글꼴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2년 전 검찰총장 신분일 때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칠곡할매글꼴을 썼다.
당시 윤 대통령은 "칠곡군 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운 어르신의 사연을 듣고 SNS에 사용하게 된 것"이라며 "어르신들의 손글씨가 문화유산이 된 것과 한글의 소중함을 함께 기리는 차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칠곡할매글꼴은 칠곡군이 어르신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워 깨친 할머니들의 글씨로 제작됐다. 2020년 말 칠곡군은 할머니들의 글씨를 보존하기 위해 다섯 할머니의 글꼴을 선정했다. 이때 선정된 분들이 권안자(79)·김영분(77)·이원순(86)·이종희(81)·추유을(89) 할머니다.
할머니들은 글꼴을 만들기 위해 4개월간 각각 2000장에 이르는 종이에 손수 글씨를 써가며 연습했다. 칠곡군은 어르신들이 작성한 종이 1만여 장을 모아 글꼴을 만드는 업체에 맡겼고 그 결과 칠곡할매글꼴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
칠곡할매글꼴은 현재 한컴오피스와 MS오피스 프로그램에 정식 탑재돼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칠곡할매글꼴은 정규 한글 교육을 받지 못한 마지막 세대가 남긴 문화유산으로, 한글이 걸어온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기고 새 역사를 쓴 것"이라며 "글꼴을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