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달 상공 100km 궤도 안착…韓, 진정한 우주탐사 역량 확보
입력 2023.01.02 15:25
수정 2023.01.02 15:28
오는 2월부터 본격적으로 달 관측 예정
한국, 세계 7번째 달 탐사국 대열 올라
한국의 첫 달 탐사선 다누리가 달 상공 100km 원궤도에 안착했다. 2시간마다 달을 한 바퀴씩 돌고 있는 다누리는 오는 2월부터 본격적으로 달 관측에 나설 예정이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7번째 달 탐사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7일 오후 6시 다누리 달 궤도 진입 최종 성공을 확인했다. 3차 임무궤도 진입기동(12월 26일)을 수행한 결과 다누리는 목표한 달 임무궤도를 초속 1.62km 속도로 약 2시간 마다 공전하고 있다.
다누리의 모든 장치(탑재 컴퓨터, 자세제어 센서 등)는 정상 작동 중이다. 올해 임무수행을 위한 잔여 연료량(총 연료량 260kg 중 93kg)도 충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다누리는 달 임무궤도 목표는 달 상공 '100km±30km'이며 12월 27일 기준으로 다누리는 근월점(달-다누리 최단거리) 104.1km, 원월점(달-다누리 최장거리) 119.9km의 궤도로 공전 중이다.
다누리는 지난 8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된 뒤 145일 동안 우주를 비행했다. 다누리는 연료 소모를 줄이면서 태양과 지구, 달의 중력을 최대한 이용해서 나는 ‘탄도형 달 전이(BLT)’ 방식을 선택했다.
한국, 진정한 우주탐사 역량 확보
다누리가 달 궤도 진입에 최종 성공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달 궤도선을 개발해 달까지 도달할 수 있는 진정한 우주탐사 역량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달착륙선 등 후속 우주탐사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달 임무궤도에 진입한 다누리는 이달 말까지는 탑재체 성능 확인과 오차, 왜곡을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후 탑재체가 달 표면방향으로 향하도록 자세를 전환해 연말까지 달 표면탐사를 수행한다.
다누리에는 관측 장비가 총 6기 실렸는데, 국내 연구진이 만든 건 5기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개발한 '감마선 분광기'는 달에 묻힌 광물자원을 탐사하는 게 목적이다. 최근 달 광물자원 채굴 경쟁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주목받는 장비다. 달에서 자원을 캘 수 있다면 현지 기지를 짓는 데 사용할 수 있고, 향후 지구로 수송해 활용할 수도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고해상도 카메라’는 2032년 계획된 달 착륙선이 내릴 장소를 탐색하는데 사용된다. 경희대가 개발한 '자기장 측정기'는 달 자기장 세기를 측정해 달 생성 원인을 규명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의 '광시야 편광 카메라'는 달 표면 입자를 촬영하고, 태양풍이 만드는 풍화 현상을 관찰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우주 인터넷 시스템'은 달에서 인터넷 통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미 먼 우주에서 달 궤도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그룹 BTS 노래 ‘다이너마이트’ 뮤직 비디오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김대관 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 사업단장은 "1992년 우리별 1호가 발사된 지 정확히 30년 만에 다누리가 발사됐다"며 "지금까지 (한국이) 만든 위성들은 모두 지구 중력장 내에서 운영됐지만 다누리는 다른 천체의 중력장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평가했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대한민국은 일곱 번째 달 탐사 국가로서 우주탐사 역사에 첫 발을 내딛었다"며 "앞으로 10년 뒤 2032년에는 달착륙선을 우리 발사체로 쏘아 올리는 등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량을 꾸준히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