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 물어보니 86] "故김문기 유족, 이재명 김문기 알고 있었다고 진술할 것"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입력 2022.12.22 05:26
수정 2022.12.22 06:07

법조계 "법정서 거짓진술 위증죄 처벌…유족, 사실대로 증언할 가능성 높아"

"검찰,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입증하기 위해 '정황 증거' 제시하려고 할 것"

"이재명 측 '객관적 증거 없다' 주장하며 재판 지연전략 사용 가능성 커"

재판부, 내년 2월 공판준비기일 다시 진행 후 본재판 진행 계획…이재명, 본재판에는 출석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DB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허위사실 공표)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1처장의 유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김 전 처장의 유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는 것은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이 대표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은 물론, 법정에서 이를 뒷받침할 유족의 진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 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 재판의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김씨 유족을 증인으로 신청한다고 20일 밝혔다. 유족들이 증인으로 채택되면 이 대표는 법정에서 김씨 유족을 대면하게 된다.


법률사무소 WILL 김소연 변호사는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와 함께 호주로 출장을 갔을 때 딸과 영상 통화를 했다는 사실이 보도된 바 있다. 당시 김 전 처장은 통화에서 '이재명 시장님하고 유동규 본부장님하고 함께 있다'고 말했다"며 "김 전 처장의 가족입장에선 이런 연락도 받았고, 김 전 처장이 평소에도 이 대표의 가까이서 일을 했던 모습에 대해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재판 과정에서 김 전 처장 유족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이를 밝힐 것이라는 의미이다.


실제 검찰이 재판 증인을 신청할 때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할 가능성이 높아서 경우가 많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법률사무소 황금률 박주현 변호사는 "김 전 처장 유족들이 법정에 나와서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알고 있었다는 진술을 할 가능성 높다"며 "법정에서 거짓을 진술하면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기에 사실대로 증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이 대표에게 적용된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정황 증거'를 제시하려고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 변호사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의 경우 ‘객관적 수치’나 자료로 드러나지 않는다. 본인의 인식에 기반한 허위사실이기 때문이다"며 "이 대표는 재판 과정에서도 '몰랐다'고 진술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검찰은 이 부분을 입증하기 위해 정황 증거라고 하는 간접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재판에 임하려고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측에서는 "객관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재판지연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법무법인 건양 울산분사무소 최건 변호사는 "'허위 사실 공표 혐의' 재판은 '정황'을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이 대표 측에서도 이를 대비하기 위해 다수의 증인을 신청한 것이다"며 "이 대표 측에서는 많은 증인을 법정에 내세우며 재판을 공전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김 전 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재직 때는 하위 직원이라서 몰랐다. (경기)도지사가 돼 (선거법 관련) 재판을 받을 때 이 사람의 존재를 알았고 전화도 많이 했다"고 발언했다. 김 전 처장은 이 대표 발언 전날인 지난해 12월 21일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전 처장 유족은 지난 2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김 전 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과 이 대표로부터 받은 표창장 등을 공개했다.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모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 대표는 2015년 1월 김씨와 유동규 당시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등과 함께 호주·뉴질랜드로 출장을 가 골프를 치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대장동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지난 10월 석방된 유씨는 언론에 "(이 대표가) 김문기를 몰라? (나랑) 셋이 호주에서 같이 골프 치고 카트까지 타고 다녔으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내년 2월에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 후 본재판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본재판에는 출석해야 한다.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