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브리핑] YTN 방송노조 "돌발영상, 왜곡 보도 넘어 악의적 매복 보도"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2.12.20 10:58
수정 2022.12.20 11:49

YTN 돌발영상, 16일 尹대역·국민 패널·부처 장관 등 리허설 '(일부) 국민과의 대화'로 편집 보도

논란 일자 사측 "사용할 수 없는 영상 제작 사실 확인, 삭제 조치…시청자·대통령실에 유감"

방송노조 "진심어린 사과·조사위원회 구성…최고 책임자 등에 합당한 인사 조치" 요구

"요구사항 이행해야 회사 피해 최소화 되고…사건 저지른 자들의 죗값도 줄어들 것"

YTN ⓒ YTN 홈페이지

국정과제 점검 회의 사전 장면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방송했다가 삭제 조치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YTN '돌발영상'과 관련해 YTN 방송노조는 "왜곡 보도를 넘어 악의적 매복 보도"라고 비판하고, 사측의 진심 어린 사과와 합당한 인사 조치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20일 YTN 내 비민주노총 계열 독립노조인 YTN 방송노동조합 불공정보도감시단(방송노조)은 입장문을 통해 "(사측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지극히 저열하다"고 지적했다.


방송노조는 "끼리끼리 모여 방송사고대책위원회를 열겠다고 한다"며 "사내 구성원 사이에서는 윗선의 책임회피는 물론, 자신들에게 향할 징계 파편 꼬리 자르기'라는 탄식이 흘러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어 "책임회피와 책임 전가는 이 자들의 전매특허"라면서 "국정과제 점검 회의와 관련한 돌발영상은 방송사고가 아니라 사건이다. 그것도 왜곡 보도를 넘어선 악의적 매복 보도"라고 주장했다.


앞서 YTN 측은 돌발영상 공개와 관련해 "지난 16일 방송된 돌발영상 '일부 국민과의 대화'와 관련해 YTN은 해당 프로그램이 방송사 중계 풀인 '코리아풀' 지침에 따라 사용할 수 없는 영상으로 제작된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삭제 조치했다"며 "이번 일로 시청자와 대통령실 등 유관 기관에 혼선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영상 활용 시스템을 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방송노조는 "돌발영상은 스스로 제기한 '대통령실과 각 부처 선정 시민 패널 사이 사전 짬짜미 의혹'에 대한 그 어떤 사실 확인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게다가 쓰면 안 될 리허설 영상을 생방송 영상과 뒤섞어 의혹을 부풀렸다. 이게 방송 사고인가"라고 비판했다.


방송노조는 특히 "전무후무한 사전 기술 상황 점검 영상을 뻔히 알면서 돌발영상과 무관한 부서장이 아카이브 팀에 느닷없이 녹화를 지시했다"며 "돌발영상 팀은 녹화된 영상을 본방송 영상과 교차 편집해 마치 대통령과 일반 패널이 사전에 각본을 맞춰 답변을 짬짜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국민과의 대화'가 사전 연출된 쇼였다는 걸 주장한 게 이번 '영상 사전 기획' 사건 스토리라인"이라고 덧붙이고, "사전 리허설이 처음도 아니고, 해당 영상 용도가 어떤 건지 모르는 바도 아닐텐데 무슨 시스템 점검 타령인가"라고 비난했다.


방송노조는 YTN에 ▲사전 기획 매복 보도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 ▲매복 보도 의혹에 대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위원회 구성 ▲최고 책임자·중간 간부·제작 실무자에 대한 합당한 인사 조치 ▲시민 패널에게 가한 명예훼손·초상권 침해에 대한 사과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방소노조는 "(요구 사항을 이행해야) 회사의 피해도 최소화되고, 사고가 아닌 사건을 저지른 당신(사측)들이 감당해야 할 죗값도 줄지 않겠나"고 힐난했다.


한편 YTN은 국정과제 점검 회의가 끝난 다음 날인 16일 윤 대통령 '대역'과 국민 패널, 부처 장관들의 리허설 장면을 '(일부) 국민과의 대화'라는 제목의 돌발영상으로 편집해 보도했다. 해당 영상에는 리허설과 생방송을 비교하는 내용이 담겼고, '미리 짜인 각본에 따라 진행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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