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스타 PD도 가세…늘어나는 ‘예능 제작사’ 불안감 어쩌나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12.01 14:04
수정 2022.12.01 15:49

서혜진→김태호 PD 등 제작사 설립 후 콘텐츠 활발 제작

가능성 큰 것 사실이나 '무한 경쟁' 체제 부작용 우려도

각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이 쏟아내는 드라마, 예능은부터 언제든 원하기만 하면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유튜브까지. ‘콘텐츠 전성시대’라는 말마저 흔해진 요즘이다.


드라마는 물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예능 콘텐츠를 향한 수요도 급증하면서 웹콘텐츠를 본격 겨냥하는 중, 소 제작사들도 활발하게 설립 중이다. 웹예능시장이 커지면서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한경쟁’ 체제가 초래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인력 충원 나선 테오ⓒ테오

최근 예능 PD들에게 ‘제작사’라는 하나의 선택지가 추가됐다. 과거에는 주로 지상파에서 케이블로 이동을 하는 사례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제작사로 이적하거나 혹은 제작사를 설립해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나면서 OTT 또는 유튜브를 본격 겨냥하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TV조선의 서혜진 PD는 최근 독립해 스튜디오 크레아를, MBC를 떠난 김태호 PD는 제작사 테오를 설립하면서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 PD는 MBN과 손을 잡고 트로트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을 제작 중이며, 김 PD는 티빙과 유튜브를 오가며 여러 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과 뜻을 함께하는 PD들도 있다. 앞서 ‘대탈출’, ‘여고추리반’ 등을 연출한 정종연 PD와 ‘놀라운 토요일’ 등을 맡았던 이태경 PD가 tvN을 떠나 테오에 합류한 바 있다. 황인영, 이상혁, 이국용 PD 또한 서 PD의 새로운 제작사에 합류하면서 경쟁력을 높였었다.


SBS 출신 조효진, 고민석 PD 또한 제작사 컴퍼니상상 소속으로 현재 넷플릭스, 디즈니+ 등 여러 OTT와 손을 잡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올해 초 KBS를 퇴사한 최재형 PD는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 수파두파 대표로 변신했다. 웹콘텐츠 시장이 커지면서 빠르게 늘고 있는 콘텐츠 제작사 대열에 스타 PD들도 활발하게 합류 중인 상황.


다만 이들이 몸담았던 방송사와는 달리, 하나의 실패에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제작사 특성상 콘텐츠 자체의 완성도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렇듯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칫 부작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생겨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비슷한 규모의 제작사들이 늘어나면서 자칫 수익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콘텐츠를 공급, 유통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상 이들이 겨냥할 수 있는 곳은 OTT, 또는 종편 정도로 좁혀지곤 한다는 것. 유튜브를 통해 자유롭게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으나, 아직 수익모델이 다양하지 않아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타 PD들이 기회를 선점하게 되면서 비슷한 규모의 중, 소 제작사들이 함께 상생하며 성장하는 모델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이에 자칫 웹콘텐츠들의 전반적인 퀄리티가 낮아진다면, 앞으로의 가능성마저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


특히 웹콘텐츠들은 수익 규모를 키우기 위해 ‘OTT 공급’을 가장 결정적인 목표로 삼곤 하는데, 이렇듯 일부 창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흐름 역시도 걱정할 만한 부분이다. 더욱이 엔데믹 전환 이후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는 OTT들이 언제든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쉽지 않은 매각 상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왓챠 비롯해 올해 예능 콘텐츠의 활발한 제작을 예고했으나 미진한 반응 얻고 있는 넷플릭스 등 OTT 콘텐츠들의 앞날이 마냥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시리즈물보다 글로벌 겨냥이 힘들다고 평가를 받는 예능의 경우 그 입지가 더욱 약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한 웹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콘텐츠가 주목을 받으면서 투자가 전보다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 사실이다. 스타 PD의 경우엔 더 큰 규모의 투자도 가능해진 상황이 된 것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콘텐츠의 성공이 얼마나 큰 파급력을 만들 수 있는지가 이미 증명이 되고 있지 않나. 다양한 사업과 만나 뻗어 나갈 수 있는 가능성들이 열린 것이다”라고 콘텐츠 제작사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짚었다.


그러면서 “그러나 사례들이 많지 않아 리스크가 얼마나 클지 알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소규모 제작사들의 경우에는 콘텐츠 확장에는 서툴 수 있다. 모델을 만들어나가는 단계인데, 반짝 흐름에 그칠지 선순환 구조가 생길지는 지켜봐야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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