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막을까...野 이상민 해임안 재논의에 與 국조 보이콧 보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려 했던 더불어민주당이 한발 물러나 추진 권한을 원내지도부로 넘기기로 했다. 국정조사 보이콧을 시사했던 국민의힘도 "민주당 결정에 따라 대응하겠다"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당장 여야 파국은 막았으나 정국 냉각 불씨는 살아있다. 대통령실은 해임건의안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도 거부한 바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또다시 장관 해임건의안 거부권을 행사하면 장관 탄핵소추안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민주당이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한 것과 관련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비공개 긴급 중진의원 회의를 열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부디 냉정을 되찾아 합의를 지켜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의원총회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원내지도부에 일임하고 협상 여지를 남긴 것에 대해선 "아주 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초 오는 30일 해임건의안 당론 발의, 다음 달 2일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곧바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해임건의안 원내지도부 위임 건에 대해 "해임건의안뿐 아니라 탄핵소추안(추진)을 포함한 포괄적 위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초 계획과 달라진 몇 가지 상황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원내 지도부에 전적으로 위임한 것"이라며 "해임건의안 발의를 시사했을 뿐인데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불쾌하다는 등 즉각 거부하겠다고 밝히는 상황에서 예정대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는 게 맞는지,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묻는 의견이 나왔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이상민 장관에 대한 국회 차원의 책임을 묻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며 "그 책임을 묻는 형식과 방식, 시점에 대해서는 향후 대통령실과 여당·국회 의사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적절히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169석을 가진 민주당 단독 통과가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탄핵에 이를 만한 위법 사유를 가리기가 까다로워,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을 기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민주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이날 민주당 의총 직후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보이콧 보류 의사를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보이콧 여부에 대해 "민주당이 아직 해임건의안을 내겠다고 확정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결정하면 거기에 따라 저희 대응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원내대표단에 위임되어있고 원내대표단이 확정적으로 해임건의안을 언제 내겠다고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저희들도 입장을 유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낸다면 그것은 합의파기"라며 "먼저 민주당이 국정조사 합의를 파기한 것"이라며 "국정조사 하기도 전에 당신 책임있으니 자르는 것은 합의정신에도 맞지 않는 걸로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