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참패' 카타르, 월드컵 흥행도 적신호?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2.11.21 15:40 수정 2022.11.21 15:41

개막전서 에콰도르에 0-2 완패, 개최국 무패 전통 깨져

실망한 홈 관중들, 경기 끝나기도 전에 대거 이탈

개최국 조기 탈락 위기에 음주 금지 정책 등 악재 가득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공식 개막한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코니시 로드 인근에서 카타르 국기를 든 축구팬이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 경기가 끝난 후 길을 지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월드컵 첫 출전인 개최국 카타르가 개막전에서 남미의 복병 에콰도르에 완패를 당하며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A조의 카타르는 2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개막전 에콰도르와 개막전에서 0-2로 패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에 처음 나선 카타르는 홈 이점을 앞세워 내심 반란을 꿈꿨지만 세계무대의 높은 벽을 체감하며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카타르의 패배로 월드컵 개최국의 개막전 무패 전통도 깨졌다. 1930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월드컵 92년 역사에서 개최국이 첫 경기에서 패한 것은 카타르가 처음이다.


남은 조별리그 전망도 밝지는 않다. 피파랭킹 50위 카타르는 이번 대회서 네덜란드(8위), 세네갈(18위), 에콰도르(44위)와 한 조에 묶였다. 그나마 A조에서는 에콰도르가 가장 해볼 만한 상대로 꼽혔다. 특히 2018년 10월에 있었던 에콰도르와 평가전에서 4-3으로 승리해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져 볼만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월드컵이 호락호락한 무대는 아니었다. 앞으로 세네갈, 네덜란드 등 점점 강한 상대들과 마주하는 카타르는 조별리그 최하위 탈락이 현실로 다가왔다.


만약 개최국 카타르가 조별리그서 탈락한다면 이는 월드컵 흥행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를 받았던 것은 개최국 한국이 4강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월드컵 개막전에서 에콰도르에 패한 카타르. ⓒ AP=뉴시스

개최국이 승승장구해야 월드컵 분위기도 고조되며 흥행도 보장받을 수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카타르 왕실의 음주 금지 정책으로 인해 현장 직관 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즐길 수 없는 상황은 월드컵 흥행에 또 다른 악재가 되고 있다.


여기에 개최국 카타르마저 성적이 부진하다면 월드컵 흥행은 불 보듯 뻔하다. 실제 에콰도르전에서 보여준 카타르의 경기력에 실망한 홈팬들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이날 개막전에는 6만7000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지만 카타르가 전반에만 0-2로 끌려가자 홈 팬들은 하프타임에 일찌감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경기가 끝날 무렵에는 전체 관중석의 3분의 1 가량이 비어 있었다.


이를 두고 카타르가 관중을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될 정도로 벌써 월드컵 흥행에 대한 우려가 크다. 앞서 외신들은 월드컵 개막 전부터 카타르의 관중 동원력에 의문을 품기도 했었다.


첫 경기부터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카타르가 다가오는 세네갈전에서 홈팬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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