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반대" 당론 모은 與…다가오는 주호영의 시간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2.11.15 15:33
수정 2022.11.15 23:28

與 중진·재선·초선 대다수 "국조 수용 못 해"

일각선 "국조 동의하고 조사범위·기한 등 與

입장 반영해 野와 협상해야" 현실론 주장도

與, 24일 본회의 상정 예정 전 '朱선택'에 주목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비공개로 열리는 초선의원들과의 회동에 참석하기 위해 원내대표실로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이 야권에서 추진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반대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당 중진·재선에 이어 초선 의원들 대다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탄을 위한 국정조사에는 응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면서다. 이에 당내의 시선은 이제 야당과의 협상권을 쥔 주호영 원내대표가 어떤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할지로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15일 주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수용거부 의견을 냈다. 초선모임 간사인 전주혜 의원은 이날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초선 의원 대다수는 현재 국조를 수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이다. 이유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오는 수사의 칼끝을 피하려는 물타기용, 방탄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3선 이상 중진·재선 의원에 이어 초선 의원 다수도 국조를 반대하면서도 당은 '국정조사 반대'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주 원내대표 지난 14일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의원들과 간담회 후 "국정조사는 민주당이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해 장외투쟁까지 하는 (상황에서) 정략적 목적의 요구이기 때문에 단호히 참여하지 않는 게 맞다는 결론이 압도적 다수"라고 말했다.


재선의원들도 전날 모임을 갖고 국정조사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점식 의원은 "수사 중에 국정조사가 진행되면 국정조사에 출석한 분들이 대부분 수사 대상자일 건데 '수사 중이기 때문에 답변 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주길 바란다'라는 답변 밖에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당내 의원들의 시선은 주 원내대표의 선택으로 쏠리고 있다. 정점식 의원은 재선의원 모임이 끝난 후 "우리가 지금 이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하는 게 최상의 방법이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결론은 지금 현재 원내대표부에 모든 것을 위임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점식 의원이 주 원내대표의 선택을 강조하고 나선 건 당내 일부 의원들이 여야 협상을 위해 '국정조사'에 대한 찬성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내부에선 현재 의석수 상 야권의 국정조사 단독 추진을 막기가 어려운 만큼 우선 이를 받아들인 뒤 여당이 참석해 조사 범위나 기한 등을 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선 이번 국정조사를 윤석열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통과를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전주혜 의원도 '국조를 둘러싼 여야 대치로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어려움이 있는 상황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건 원내지도부가 판단할 것"이라며 "오는24일 민주당이 국조 계획서를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원내지도부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내 의원들 다수가 민주당에 정치 공격의 장을 제공한다는 입장에서 국조를 반대하고 있는데, 어차피 민주당은 그렇게 할 것"이라며 "과거 세월호 사고 났을 때 대통령을 엮어서 7시간을 분초 단위로 따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에도 프레임 공격을 걸 텐데 그럴 바에야 아예 우리가 들어가서 협상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주 원내대표가 당내 대다수의 의견대로 국정조사 반대 강행을 선택할 경우 아직 야당이 단독으로 국정조사를 실시한 전례가 없는 만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가 부담된다는 점을 부각시켜 대야(對野) 압박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참사를 정쟁에 이용한다'는 프레임을 통해 민주당이 비정한 정치를 펼치고 있다는 여론을 환기한다는 전략이다.


이 경우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 원내대표의 주도 아래 국정조사 계획서가 상정될 것으로 보이는 24일 본회의에 불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국조라는 건 기존 수사 결과에 대해 미흡한 부분이 있을 경우 이를 보충하기 위해 실시돼야 하는 것이지, 지금처럼 막 밀어붙인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라며 "당내 의견이 '반대'로 쏠린 만큼 지도부가 명확한 방향을 결정해 의원들을 이끌고 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실론을 부정할 순 없지만 선수별로 나눠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준 만큼 당내에서 강경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일단 24일 본회의 전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주 원내대표가 당내뿐 아니라 대통령실과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협상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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