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광산사고 '무사생환' 광부 2명…어떻게 대피했나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입력 2022.11.05 10:21
수정 2022.11.05 10:31

작업장소서 30m 떨어진 원형공간 대피

토사 밀려와도 매뉴얼 토대 침착 대피

병원 입원…밤 사이 별 문제 없이 수면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광산에서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2명의 광부가 사고 발생 221시간 만에 무사히 생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영돈 경북 봉화소방서장은 5일 오전 최종 언론 브리핑에서 "4일 오후 11시 3분께 두 분을 구조 완료했다"며 "구조 장소는 사고 발생 장소 부근"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26일 선산부(작업반장) 박모(62)씨와 후산부(보조 작업자) 박모(56)씨는 제1 수직갱도 3편(지하 190m) 수평 거리 70m 지점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발견 장소는 매몰 사고 당시 작업 장소로부터 약 30m 떨어진 원형의 공간으로, 사방에서 갱도들이 모이는 인터체인지 형태의 구조였다. 구조당국은 일대 공간 규모가 100㎡ 정도였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구출에 동참한 방장석 중앙119구조본부 충청·강원 특수구조대 구조팀장은 "두 분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토사가 밀려와도 경험과 매뉴얼을 토대로 침착하게 대피해서 안전하게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마련한 대피 장소에서 비닐과 마른 나무로 천막을 만들어 바람을 피하고, 패널을 바닥에 깔아 체온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립 당시 가지고 있던 커피믹스를 조금씩 먹고, 갱도 내 흐르는 지하수를 마시며 생존했다.


한편 이들은 일반 병동 2인실에 같이 입원해 밤사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별 이상 없이 잠을 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두 사람이 그동안 음식섭취를 못해 밤동안 영양수액과 수분을 보충하고 별다른 의료진 호출 없이 편안하게 수면을 취했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이날 오전 주치의가 결정됨에 따라 야간 응급실 검사 내용 등을 확인하고, 환자 상태를 고려해 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할 계획이다. 또 밤에는 금식이었지만 이날 낮부터는 가벼운 음식을 섭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 측은 이들이 이송됐을 당시 1인 병실이 모두 찼고 2인 병실이 통째로 빈 곳이 하나뿐이어서 이들이 같은 병실에서 지내도록 했다. 이후 가족 등과 협의해 혼자 사용할 수 있는 병실로 옮기는 방안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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