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3발 이어 포병사격 80발…北, 한미 연합훈련 연장에 반발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2.11.04 00:44
수정 2022.11.04 00:45

북한군 서열 1위 박정천

'비질런트 스톰' 연장 비난

한국과 미국이 연합공중훈련을 연장키로 한 가운데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며 도발을 재개했다. 북한군 서열 1위를 내세워 비난 담화를 발표한 뒤,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과 포병사격을 연이어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우리 군은 어제 오후 11시 28분경부터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80여 발의 포병사격을 포착했다"며 "탄착 지점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북방한계선(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 포병사격과 관련해 '9·19 군사합의 위반 및 즉각 도발 중단'에 관한 경고통신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합참은 "동해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이러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후 9시 35분경부터 9시 49분경까지 황해북도 곡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해당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490km, 고도는 약 130km, 속도는 약 마하 6으로 탐지됐다.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연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앞서 박정천 노동당 비서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며 도발을 예고한 바 있다.


북한군 서열 1위인 박 비서는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이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며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결정은 연합군의 도발적 군사행위로 초래된 현 상황을 통제불능의 국면으로 떠밀고 있다"며 "미국과 남조선은 자기들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미가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대응해 지난달 31일부터 오늘까지 진행키로 했던 연합공중훈련을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북한이 맞대응 의지를 피력하고, 곧이어 '행동'에 나선 셈이다.


한미의 연합훈련 연장 결정은 북한의 전례 없는 미사일 도발에 맞서 억지력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일 적어도 10개 지역에서 각종 미사일을 4차례에 걸쳐 최소 25발 발사했다. 3일 오전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으로 평가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에 이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쏘아 올리기도 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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