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참사에 행사·회식 올스톱...대목 앞둔 외식업계 ‘속앓이’
입력 2022.11.01 06:01
수정 2022.11.01 06:01
정부 국가애도기간 선포에 유통·외식·테마파크 등 줄줄이 행사 중단
오피스 상권 식당, 기업 회식·모임 감소로 예약 취소 잇따라
환율·금리 고공행진에 얼어붙은 소비심리 연말까지 이어질까 ‘전전긍긍’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축제 같은 외부 활동과 기업 회식 등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대목을 기대했던 외식업계가 속앓이를 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핼러윈인 만큼 매장 인테리어를 교체하고 식재료도 평소 대비 많이 확보했지만 사고 이후 회식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태원 사고 이후 유통업계와 외식업계는 주요 외부 행사를 모두 취소하는 분위기다.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 GS리테일 같은 유통기업을 비롯해 스타벅스, 맘스터치 같은 외식기업, 테마파크, 호텔 등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핼러윈 관련 행사를 취소하고 마케팅도 중단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계열사 19곳이 총출동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 ‘쓱데이’를 전면 취소했다.
롯데도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코리아세븐, 홈쇼핑, 하이마트, 멤버스 등 롯데 유통군이 선보이는 ‘롯키데이’의 마케팅, 광고, 홍보, 이벤트를 취소하고 상품 할인 행사만 진행할 예정이다.
유통업계에서 이맘때는 황금대목으로 꼽힌다. 10월 말 핼러윈을 시작으로 11월 대형 할인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 그리고 12월 크리스마스와 연말 대목으로 이어지는 연중 최대 성수기다.
하지만 올해는 시작인 핼러윈 시기에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향후 계획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초 지난달 31일 서울 명동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막식도 취소됐다. 주최 측은 “이번 이태원 사고의 희생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마음으로 행사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이날 서울 경복궁 구찌 패션쇼와 한우먹는날 기념으로 전국한우협회가 준비한 축제도 중단됐다. 이외에 핼러윈을 겨냥해 마련한 유통, 외식업계의 마케팅도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유동인구가 늘어야 매출이 오르는 외식업계로서는 대형 악재인 셈이다. 업계는 이태원 사태로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돼 동참하는 것에 공감한다면서도 간만의 대목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점주 정모씨는 “이태원 사고 이후 핼러윈 장식을 모두 철거하고 관련 디저트 메뉴도 바로 뺐다”면서 “메뉴를 빼면서 미리 사둔 식재료가 아깝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동참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피스 상권에 위치한 대규모 식당은 기업 회식 수요 취소에 난감한 상황이다.
서울 여의도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화요일(11월1일) 단체 예약이 있었는데 취소가 됐다”면서 “국가애도기간 선포로 기업에서도 회식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것 같다. 이번 주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질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한 만큼 대목 실종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상태다. 특히 환율, 금리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소비심리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어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식재료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외식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인데 대규모 인명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소비심리가 더욱 얼어붙을까 걱정”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껑충 오른 이자에 부담이 큰데 매출까지 뒷받침이 안 되면 연말을 버티기가 어렵다는 말이 주위에서도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