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군 동원령"에 러 국민 '탈출 러시'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입력 2022.09.22 16:30 수정 2022.09.23 16:08

푸틴 "예비역 30만 명 추가 징집"

무비자 국가행 항공편 매진

'동원령 피하기' 온라인 검색 급증

예비군 동원 반대 시위 확산 중

예비역 30만 명을 추가 징집하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 군동원령 발동에 러 국민들이 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전역에서는 군동원령 반대 시위도 이어졌다.


22일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군동원령에 국외로 탈출하려는 사람들로 국제항공편은 대부분 매진됐다. 특히 모스크바에서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튀르키예(터키), 아르메니아로 가는 직항편은 매진됐으며 남아 있는 항공편 가격들도 2배로 치솟았다.


항공편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육로를 찾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5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폴란드·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는 지난 19일 자정부터 러시아 관광객 입국을 대부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AP에 따르면 35세 미만의 예비역 대상자인 젊은 남성들은 회사나 집으로 징집통지서를 전달 받거나 군으로부터 전화통보를 받았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 동원령을 피하는 방법과 국가를 떠나는 방법 등에 대한 검색이 급증했다.


또 러시아 전역에서 푸틴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에 반대하는 시위도 확산하고 있다.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해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와 시베리아 지역의 노보시비르스크 등지의 시내 중심가에서는 동원령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들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구타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고 AP가 전했다.


로이터도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가 군동원령이 발동된 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해 38개 도시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져 하루 동안 1500여 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중 수도 모스크바에서 최소 502명,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524명이 체포됐다.


이에 대응해 모스크바 검찰청은 온라인 상에서 시위를 조직하거나 직접 참여하거나 군대에 대한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경우 최대 15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예비군 30만명을 동원하는 군 동원령을 발표했다. 이는 세계 2차 대전 이후 러시아에서 70여년 만에 내려진 군 동원령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현재 예비역 대상자가 우선 소집될 예정이며 군 복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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