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앞두고 또 국내서 평가전, 최선인가요? [김평호의 인상팍!]
입력 2022.09.10 07:01
수정 2022.09.10 07:22
본선 H조 국가 중 유일하게 9월 A매치 국내서 치러
아시아 라이벌 일본, 이란, 사우디도 유럽서 평가전
대표팀 경쟁력 향상보다 흥행 수익만 고려했다는 비판
오는 11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있는 축구대표팀이 본고사를 앞둔 마지막 모의고사를 국내서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발표에 따르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오는 23일 고양서 코스타리카와, 27일 서울서 카메룬과 친선 경기를 치른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한 대표팀이 익숙한 국내서 또 다시 평가전을 치르는 것에 대해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코로나19 확산세로 재정이 악화된 축구협회가 A매치 흥행 수익만을 고려했다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실추된 한국 축구의 외교력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는 지적이다.
본선서 H조에 함께 묶인 경쟁국들의 9월 플랜과 비교했을 때 대표팀의 9월 평가전 일정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한국의 첫 상대인 우루과이는 이란, 캐나다와 9월 A매치를 중립지역인 오스트리아 빈에서 치른다. 만만한 1승 상대로 꼽히는 가나도 프랑스서 브라질과, 스페인서 니카라과와 평가전을 통해 전력을 담금질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 리그 경기를 치르는 포르투갈은 체코, 스페인과 맞대결을 펼친다. H조 경쟁국 중 유일하게 안방에서만 평가전을 치르는 팀은 한국뿐이다.
라이벌 일본도 독일로 이동해 미국, 에콰도르와 유럽서 평가전을 치르고, 이란은 오스트리아, 사우디아라비아는 스페인서 A매치 일정을 소화한다.
한국 축구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당시 안방서 대회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잦은 원정을 통해 대표팀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한국은 원정 월드컵을 앞두고 있음에도 지난 6월부터 집 밖으로 나갈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9월 평가전 상대를 놓고도 여기저기서 아쉬운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코스타리카(34위)와 카메룬(38위)은 한국(28위)보다 FIFA 랭킹이 낮은 국가다. 심지어 대표팀이 본선서 북중미 팀을 상대하지도 않는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추진한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최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축구협회의 목표가 ‘월드컵 성적’보다 ‘국내 흥행’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